"결국 난 유리의 보디가드였군! 어디 보자...... 아직 5시가 채 안 됐으니까 여섯 시간이나 남아 있는 셈이군. 그 친구가 오늘도 밤 11시에 집에서 출발한다면 말야." 베개를 대신할 만한 것을 찾은 춘섭은 텐트 속으로 기어 들어가 슬그머니 누웠다. "말상대도 안 해 주고 자려는 거예요?" "이해해 줘. 3일 동안 네 시간밖에 자지 못했어. 한데 왜 이렇게 빨리 부른 거지?" "머리 좀 식히라구요." "나한텐 지금 잠이 최고야." "커피 마셨잖아요." "수면제로 마신 거야." 유리가 구시렁거리는 소리는 어느새 혼미해진 춘섭의 의식에서 멀어져 갔다. "춘섭 씨! 춘섭 씨!" 부르는 소리에 춘섭은 눈을 떴다. 사방은 캄캄했다. "여기가 어디지?" 춘섭은 입가의 침을 훔쳤다. "쉿! 목소리 낮춰요." - 본문 중에서탐정 셜록 홈즈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여형사 최유리와 2년 전 육군 중령으로 예편한 차달식 씨는 CC탐정사무소를 결성하였다. 두 사람은 미스터리라면 물불 안 가리고 달려드는 몽상가이다.
태고(太古)의 탁록의 벌에서 황제실과 치우신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있었으니, 치우신은 끝내 황제신의 응룡도검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로부터 수천 년이 흐른 뒤, 치우신은 숫처녀의 몸을 빌어 환생(還生)하고, 황제신은 대리인을 내세워 그것을 저지시키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치우검(蚩尤劍)을 둘러싼 투쟁과 음모! 각양각색의 목적을 가지고 곤륜산(崑崙山)으로 모여든 무사(무사)들! 그들은 황제신의 노여움에 맞서 목적을 단성할 수 있을 것인가? 또한 주인공 왕탁은 치우신의 수천년지계(數千年之計)를 분쇄할 수 있을 것인가? 기억하라! 그리고 두려워하라! 치우신이 환생하는 날 세상의 하늘은 온통 악의 먹구름으로 뒤덮힐지니......
이소설의 배경은 1780년대의 조선조(朝鮮朝)로 정조 연간이다. 정조 시대는 물류유통이 커다란 경제적인 이득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시대로, 그에 따라 농자천하지대본의 전통적인 가치가 흔들리고 신분제의 동요가 생겨났다. 특히 한강에서 조운(漕運)을 하던 경강선인(京江船人)들 중에 큰 부자가 된 자들이 많았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 추국도사(推鞫道士:추국이란 중죄인을 잡아다가 국문하던 일로, 그런 일에 도가 텄다는 뜻이니까 요즘으로 말하자면 민완형사 내지는 탐정을 의미한다) 이몽헌도 부호인 경강선인의 아들로 설정되어 있다. 몽헌은 아버지를 졸라 운종가(雲從街:현재의 종로거리)에 생선전(生鮮廛)을 차려놓고 있지만, 그의 관심은 언제나 세상 곳곳에서 일어나는 해괴하고 수수께끼 같은 사건에 쏠려 있었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해에 죽은 어사(御使) 박문수(朴文秀 1691∼1756)를 가장 존경했다. 한 시대를 호령했던 어사로서의 직분이나 영조의 사랑을 받았던 총명함 때문이 아니라, 수수께끼에 대한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 때문이었다. 몽헌이 추국도사라는 별명을 얻어 장안에 유명해진 것은 1782년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한 가을에 일어났던 한 해괴한 사건을 해결하고 나서부터였다. “도련님, 도련님!” 나는 비웃(청어) 두 마리를 사러왔던 손님이 생선전을 나가자마자 사랑채로 통하는 쪽문을 열고 들어서며 소리쳤다. 사랑마당을 지나 사랑방 앞 툇마루에 바짝 붙어서서 다시 말했다. “도련님, 계십니까?” “웬 소란이냐?” 나는 툇마루로 올라서서 무릎을 괴고 문을 열어젖혔다. 몽헌은 붉은 보료에 앉아 책상다리를 한 채 두 손으로 곤륜(崑崙 : 후두 부분)을 감싸듯 하고 위아랫니를 딱딱 마주치고 있었다. 도인법(導引法)의 일초인 고치삼식육(叩齒三十六)이었다. 눈을 지그시 내려감고 있는 신중한 모습에 나는 딱딱거리는 잇소리가 그치기만을 기다렸다. “혜정교(현재의 광화문 교보문고 언저리)에서….” “어허, 멀거니 보고서도 이 놈이!” “다름이 아니오라….” “썩 입 닥치지 못할까!” 서슬 퍼런 몽헌의 다그침에 나는 더 말을 붙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움츠러들었다. 몽헌이 조용히 숨을 쉬는데, 숨소리가 들리지 않게 찬찬히 9번 호흡을 한다. 그 방법이 끝나자 손목 안쪽이 귀를 막는 동작을 취하면서, 특히 귀 뒤의 유양돌기(乳樣突起) 뼈를 손가락으로 톡톡 튕긴다. 나는 조바심이 났다. 몽헌이 한번 도인에 들어가면 적어도 두 식경은 지나야 끝나기 때문이었다. 천고이십사(天鼓二十四)
<알리바이> 탐정 셜록 홈즈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여형사 최유리와 2년 전 육군 중령으로 예편한 차달식 씨는 CC탐정사무소를 결성하였다. 두 사람은 미스터리라면 물불 안 가리고 달려드는 몽상가이다. [본문 미리보기] 하루 종일 죄를 지었다는 고뇌에서 헤어날 수가 없었다. 아무리 곱씹어 봐도 이건 직장 상사로서의 도리가 아니다. 어젯밤, 술에 거나하게 취해 술집을 나왔을 때 바로 집으로 귀가해야만 했다. 딱 한 잔만 더 하자는 미스 박의 유혹에 이끌려 그만……. 눈을 떠보자 여관방 침대 위였다. 미스 박은 란제리 차림으로 옆에 엎어져 있었다. 눈 앞에서 춤추듯 하얀 피부가 아른거렸다. 미끈하게 빠진 허벅지를 보고 있노라니 저도 모르게 욕정이 꿈틀거리며 아랫도리가 불끈 솟아났다. 까딱하면 일생 일대의 대실수를 저지를지도 모를 순간이었다. 반 차장은 도망치듯 여관을 빠져나왔다. 처녀를 혼자 내버려 두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달음박질을 쳤다. 출근하자마자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아내는 별일 아니라는 듯이, "남자가 직장생활에 쫓기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외박을 할 수도 있죠 뭐.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하고 말해 왔다. "아무튼 미안해. 필름이 끊어지는 바람에 그만……."
<살인약속> 탐정 셜록 홈즈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여형사 최유리와 2년 전 육군 중령으로 예편한 차달식 씨는 CC탐정사무소를 결성하였다. 두 사람은 미스터리라면 물불 안 가리고 달려드는 몽상가이다. [본문 미리보기] "결국 난 유리의 보디가드였군! 어디 보자…… 아직 5시가 채 안 됐으니까 여섯 시간이나 남아 있는 셈이군. 그 친구가 오늘도 밤 11시에 집을 출발한다면 말야." 베개를 대신할 만한 것을 찾은 춘섭은 텐트 속으로 기어 들어가 슬그머니 누웠다. "말상대도 안 해 주고 자려는 거예요?" "이해해 줘. 3일 동안 네 시간밖에 자지 못했어. 한데 왜 이렇게 빨리 부른 거지?" "머리 좀 식히라구요." "나한텐 지금 잠이 최고야." "커피 마셨잖아요." "수면제로 마신 거야." 유리가 구시렁거리는 소리는 어느새 혼미해진 춘섭의 의식에서 멀어져 갔다. "춘섭 씨! 춘섭 씨!" 부르는 소리에 춘섭은 눈을 떴다. 사방은 캄캄했다. "여기가 어디지?" 춘섭은 입가의 침을 훔쳤다. "쉿! 목소리 낮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