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煐)
영(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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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포커스

“안녕하세요. 3학년-” “여기입니다, 여기! 강준 선생, 오셨어.” 이런 반응이 익숙해진 지 오래다. 사람들의 그리 달갑지 않은 호들갑. 동그래진 눈동자는 양반이었고 이렇게 과장된 목소리로 내 등장을 더욱더 주목시켜주는 행동은 자신들과 다른 사람으로 굵은 선을 긋는 기분이다.  아무튼, 이마가 벗겨진 선생님의 눈치가 안쪽에 놓인 자리로 향했다. 그것을 느낀 강준 선생이라 불린 그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몸짓으로 옆에 놓인 빈 의자를 끌었다. 저 분이 세준이의 담임인가? 나랑 비슷한 또래로 보여 그런지 긴장감이 조금 풀렸다. 걸음을 옮겨 그에게 다가가자 햇볕에 그을렸는지 얼굴에 비해 까무잡잡한 손이 악수를 청했다. 편한 운동복의 바지와 너른 하얀 티를 보니 묻지 않아도 체육 교사임을 알 수 있었다. “세준이 담임 강준입니다. 앉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