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희
한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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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

한상희 소설 『추상』. 졸업반인 ‘오은경’은 같은 과 ‘이민우’에게 꼭 간직해달라는 당부와 함께 국전에서 입선한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서예작품을 선물한다, 그녀는 내심 그와의 결혼을 강력히 바래왔으나 사정이 여의치 못한 민우는 졸업식 날 그녀에게 단 한마디 작별인사도 없이 홀연히 자취를 감춰버린다. 그 후 ‘은경’은 눈물로 얼룩진 5년의 세월 속에서 그로부터 어떤 연락이 오기만을 학수고대하다가, 종국에는 부모님이 강요하는 집안 자제와 결혼하기로 마음을 고쳐먹는데…

검사의 순정

한상희 소설 『검사의 순정』. 이 소설의 스토리는 2014년 초여름 전라남도 여수 돌산도 앞바다에서 두 사람이 몰래 불법 밤낚시 하다가 다 썩어간 시체 1구를 인양하면서부터 본격 시작된다. 이들은 발견 즉시 112에  신고하고, 그 시체는 현지 경찰 수사당국에 의한 1차 검시 후 국과수로 보내진다. 스토리는 다시 꼬막으로 유명한 35년 전의 ‘벌교’ 초등학교로 되돌아 가 이 학교 6학년인 ‘오재도’가 같은 학교 여학생인 ‘이점순’을 짝사랑하는 과정이 잠시 그려지는데…

한상희 단편선집(미사의 종/그들은 지금 어디에/아리랑 랩소디)

<한상희 단편선집(미사의 종/그들은 지금 어디에/아리랑 랩소디)> 단편집 1편과 2편은 각각 방대한 역사적 자료와 실화를 배경으로 쓰여 졌으나, 3편은 픽션(Fiction)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단편집의 소(小)제목들 가운데, 제1편 <미사의 종(鐘)>은 비운의 시인 노천명의 유명한 詩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창작 비사(秘史)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제2편 <그들은 지금은 어디에>는 남로당 총책‘박헌영’의 탄생에서부터 항일운동과 한국동란 역할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해 봤다. 그리고 제3편 <아리랑 랩소디>는 격동하는 21세기 한반도 정세 속에서 우리 한민족이 향후 나아가야 할 지혜로운 방향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국가정보기관인 국정원의 주도적인 역할을 은연중 암시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의 고난어린 근대사와 당대 주요 인물들에 대해 확고한 인식을 지닌 이 시대의 대학생들을 포함한 지성인들을 염두에 두고 집필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저자는‘각 단편마다 던지고 있는 화두들에 대한 최종 판단은 독자의 몫’이라고만 피력하면서, 더 이상의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하고 있다. 이 책 속에서 우리가 예전에 미처 몰랐던 인생의 슬기와 지혜 등은 물론, 많은 역사적 사실들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색다른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古根의 이젤

<古根의 이젤> 방대한 사료와 실화들을 바탕으로 창작된 이 장편소설은 한국 최초 여류 서양화가였던 ‘나혜석’의 불꽃같은 삶과 그녀의 예술 및 문학세계를 심도 깊게 다루고 있다. 고근(古根)은 나혜석이 비구니가 되기 위해 충남 예산군 수덕사(修德寺)에서 5년 동안 머무를 당시, 그곳 ‘만공’ 주지스님으로부터 받은 아호(雅號)이다. 비록 소설이기는 하지만, 이 책속에는 나혜석의 삶과 모든 예술이 사실에 가깝게 고차원적으로 녹아들어 있다. 그리고 이 소설 도록에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나혜석의 주요 작품들이 칼라로 편집되어 있다.

흰 스카프 소녀

<흰 스카프 소녀> 사랑은 죽어서도 계속된다. 이 소설의 스토리는 1905년 초겨울 19살 난 청순하고 아리따운 시골 처녀가 루마니아 중부 석유도시 컴피나(Campina) 소재 화가 집에 하녀로 채용되면서 시작된다.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둘 사이에는 야릇한 사랑의 감정이 싹트게 되고…… 어느 날 화가는 승화된 사랑의 감정으로 영혼불멸의 예술작품을 남겨놓기 위해 설득 끝에 그녀를 모델로 세운다. 우리의 동학혁명과 같은 농민 大반란과 제1,2차 세계대전 등의 모진 풍파를 거치는 과정 속에서 백발노인이 되어버린 그녀는 화가 사후(死後) 60년 만에 어렵게 그의 무덤을 찾는다. 그녀는 그 자리에 덥석 주저앉아 대성통곡하면서 ‘사랑은 죽어서도 계속 된다. 나도 이제 갈 때가 됐으니 반드시 저승에서 다시 만나 그간의 한을 풀자’고 읊조린다. 부록에는 작가 연대기와 그의 주옥같은 작품 등이 상세히 수록되어 있다.

그을린 개혁

<그을린 개혁> 연산군은 광인(狂人)이 아니라 정상인(精詳人)이었다. 이 소설은 당시 조선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어우동’ 성 스캔들에서부터 출발한다. 연산군은 즉위 3개월 후 우연히 생모의 비극을 알았지만 일체 내색 않고 복수의 명분을 찾기 위해 갑자사화(甲子士禍)까지 무려 10년이라는 인고의 세월을 참아왔다. 조선왕조를 연구한 博士 부부는 이 소설에서 연산군이 도쿠가와 이예야스(德川家康)처럼 발톱과 이빨을 꼭꼭 숨기고 뻐꾸기가 울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지극히 정상인(精詳人, 치밀하고 정이 많은 사람을 지칭)이었다고 조심스럽게 결론짓는다. 또한 이들 부부는 中宗 때의 조광조(趙光祖)가 기묘사화(己卯士禍)를 자초했다고 지적하면서, 당시 조선사회가 그토록 추구했던 성리학의 모순도 조목조목 꼬집어 나간다.

오열

<오열> - 숨겨진 연인의 비련(悲戀)스토리 - 사회적 모순을 현학·해학적으로 풍자 - 비무장지대 수색·매복 작전을 리얼하게 재현 대한민국 남자라면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국방의 의무를 반드시 필해야 한다. 그 가운데 전군(全軍) 0.4%에 해당하는 극소수 정예 병력만이 DMZ에서 북한군과 총구를 서로 겨누며 긴박한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다. DMZ는 외견상 자연생태계가 전혀 상처받지 않은 태고시대의 천연지대로 연상될 수 있는 지역인 반면, 지뢰나 적과의 교전 등으로 인해 죽음의 위험이 상존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과거 DMZ 수색·매복 작전에 참여한 경험을 가진 작가가 그동안 짙은 베일에 가려져 온 비무장지대(DMZ)와 북한군 정찰대 활동 등의 단면을 리얼하게 그려냈기 때문에, 지루함을 모르고 흥미진진하게 읽어내려 갈 수 있는 책이다. 스토리는 경북 상주군 어느 과부 마을에서부터 본격 시작된다. 유족들이 이 곳에 살고 있는‘송’ 하사 집을 3번째 방문해 사건의 진상을 알아보려 거듭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이 헛걸음을 치고 만다. 송 하사는 비무장지대 작전 돌발사고 때 받은 심한 정신적 후유증으로 전역한 후,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려 왔다. 스토리는 다시 806GP 임무교대 전 일주일간 특별휴가 나온 한 사병이 종로 2가에서 그의 애인과 만나는 오래전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편, 이라크 침공에서 자신감을 얻은 미국대통령은 전 세계에 차기 제거 대상으로 ’김정일‘을 공개 지목하면서 북한 공격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한국 대통령은 어떻게든 한반도에서의 재앙만은 막아야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북한에 특사를 급파, ’김정일‘과의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타진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對北특사가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귀환한 그 다음날 비무장지대에서 돌발사건이 터져 다수의 아군 사상자가 발생해 버린다. 관계자들이 부랴부랴 이에 대한 사건수습에 나서지만, 많은 의혹과 논란만을 남긴 채 종국에는 <국회 진상조사 청문회>로 넘어간다.

순사

<순사> 지나친 남북통일 환상은 금물(禁物) 이 소설의 스토리는 2016년 2월 하루 밤사이 설국(雪國)으로 전변돼 버린 대동강 주변을 배경으로 본격 전개된다. 북한은 최신형 잠수함(SLBM)을 투입, 對중동국가 소형 핵탄두미사일을 제공하기 위한 극비 대양작전(大洋作戰)을 감행한다. 북한은 이보다 앞서 제4차 핵실험을 전격 단행(2015년 5월20일), 핵무기 소형화에 완전 성공했었다. 이들의 음모를 극적으로 간파한 한국 최고의 정보기관이 美CIA 등과 합동으로 저지대책에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이와는 별도로 駐평양 중국 및 러시아 대사관도 가용 첩보망을 총동원, 자체 비상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한다. 한반도 정세가 점차 핵전쟁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은 정보기관 수장에게 평양을 극비 방문하라는 밀명(密命)을 내린다. 이 소설은 駐평양 중국대사관의 일사불란한 對한반도 정책 추진동향을 통해 우리의 남북평화통일 정책의 험로(險路) 가능성을 암시해주고 있다.

눈꽃 질 무렵

<눈꽃 질 무렵> 인고(忍苦)의 세월 속에서 이루어 진 영혼의 속삭임 이 소설의 스토리는 ‘1971년 어느 봄날 고2 남학생이 천주교 미션스쿨에 다니는 한 학년 아래 여고생과 운명적으로 마주치면서 본격 전개된다. 그는 숨쉬기 어려울 만큼 짝사랑 가슴앓이를 거듭하다가, 그해 2학기 초 그녀의 등교 길을 돌연 가로 막고 ‘대학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강제로 받아낸 후, 홀연히 사라진다. 대학생이 된 ‘박정호’는 설레는 가슴으로 그녀 졸업식장에 꽃다발을 사 들고 찾아가지만, ‘경숙’은 끝내 그곳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는 나중에 그녀의 졸업식 불참 사연을 전해 듣고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깊은 충격과 함께 자책감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평생 독신으로 살아간다. 오랜 세월이 흘러, 그 사이 저명 작가 반열에 오른 ‘정호’는 희귀 불치병 말기 상태를 선고받고 투병생활 하던 중,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완성한 마지막 저서 <靈魂의 속삭임>과 유산 일부를 그녀에게 남기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단을 내린다. 2년 후, ‘경숙’은 속리산 법주사를 찾아 가 그의 영정 앞에서 ‘당신은 나를 울리는 남다른 재주가 있는 모양이라’며 복받쳐 오르는 설움을 억제하지 못한 나머지 끝내 통곡하고 만다.

그을린 풍차

<그을린 풍차> 연예계∙사회 지도층간 부조리 현상 해부 이 소설의 스토리는 보슬비 내리던 어느 봄날, 미모와 능력을 모두 갖춘 여검사 ‘장은아’가 검찰청 인근 커피숍에서 대학동창 ‘오세영’과 8년 만에 극적인 재회를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남다른 문학적 재능을 지닌 ‘오세영’의 꿈은 작가였다. ‘장’검사는 그녀와 얘기도중 부장검사로 부터 긴급호출을 받는다. ‘장’검사는 연예인 자살사건을 수사하라는 지시를 받고 경찰로부터 넘어 온 기록들을 검토하던 중 啞然失色(아연실색)하고 만다. '장'검사는 향후 불어 닥칠 권력층의 갖은 방해 공작을 까마득히 모른 채, 수사에 착수하게 되는데…… 이 소설의 전개과정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성적 정체성에 대한 작가의 다각적인 해석도 매우 신선하고 이채롭다.

그을린 후손

<그을린 후손> 기존의 정설과는 달리, 유자광(柳子光)은 간신이 아니었다. 이 소설의 스토리는 결혼을 앞둔 연인(戀人)이 유자광의 고향 답사를 마치고 ,서울 행 열차에 오르면서 시작된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연산군 연구로 박사 학위를 이미 취득,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다른 한 명은 유자광 관련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다. 둘은 열차 안에서 유자광의 기구한 삶을 놓고, 시시각각 과거∙현재가 오버랩 되는 방식으로 토론을 벌인다. 그는 세조부터 중종시대 까지 벼슬을 지내오면서, 단지 서얼이라는 이유로 언제 목이 날아갈지도 모르는 살 어름 판을 걸어 온 비상한 두뇌를 가진 인물이다. 특히, 둘은 예종 당시 남이장군 역모사건과 연산군 때의 무오사화(戊午士禍)에서 그의 주도적 역할론 등과 관련해 격론을 벌인 끝에, 간신 행위와 무관하다는 의견의 일치를 본다. 또한, 이 소설은 그간 논란이 됐던 유자광∼김종직 간의 관계 재정립과 연인 사이에 이루어지는 기발한 사랑의 결실 과정도 독특한 묘미를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