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보기> 第1章. 위소보(韋小寶)를 찾아 나선 황제 일등록정공(一等鹿鼎公) 위소보(韋小寶)는 황제의 성지를 받들고 금의환향한다. 그는 소전, 방이, 아가, 증유, 목검방 공주, 쌍아 등 일곱 부인과 자신의 슬하 이남일녀를 거느리고 흐뭇하게 강남의 명성(名城) 양주(揚州)로 호호탕탕하게 출발했다. 이들이 밤낮 배를 타고 사양집(泗陽集)을 지날 때 반청의사(反淸義士) 고염무, 사계좌, 황려주, 여류량 등의 사람들이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위소보에게 난을 일으켜 황제에 등극하라고 권고했다. 위소보는 그만 어안이 벙벙하여 한참이나 있다가 이렇게 말했다. "여보게들, 나는 한낱 유망(流亡:건달) 출신으로 재간이라야 기껏 남을 욕하고 노름이나 할 줄 알지. 황제는 고사하고 장군 벼슬만 해도 남들이 코방귀를 뀌겠는데 어림 없는 말은 아예 하지도 말게나. 내가 점을 쳐보았는데 팔자가 사나워 만약 황제질을 하는 날이면 사흘도 못 산다고 하더구만." 그 말을 듣고 있던 수재(秀才)들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이 때 천지회(天地會) 굉화당(宏化堂) 향주 서화룡(舒化龍)이 본당의 형제들을 거느리고 와서 위소보의 배를 포위하고 천지회의 반역자 위소보를 처단하여 총타주(總舵主) 진근남의 원수를 갚겠다고 야단법석이었다. 이에 고염무등이 나서서 위소보를 대신하여 전후 사정들을 낱낱이 이야기해 주었다. 설명을 듣고 난 서화룡은 누가 말릴 사이도 없이 오른손 식지로 자신의 왼쪽 눈을 푹 찌르자 시뻘건 선혈이 쏟아져 나왔다. 위소보, 고염무 등 뭇 사람들은 깜짝 놀라 외쳤다. "형님! 이게 무슨 짓입니까?" 그러나 서화룡은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 "나는 위 향주를 노엽게 만들었고, '웃어른을 공경해야 한다'는 천지회의 규율을 어겼으니 당연히 스스로 눈을 찔러 멀게 해야 하오. 이것은 내가 견식이 짧아 사람을 구별할 줄 몰라서 그런 것이니 마땅히 응징을 받아야 하는 거요. 그러나 나는 한쪽 눈은 남겨 두었다가 위 향주가 어떻게 반청복명의 대사를 이룩하여 이 세상을 바로 잡는지 보겠소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고 모두가 그의 속임수에 넘어갔다면 위 향주는 눈알을 삐서 나에게 배상을 해야 할 것이오." 고염무등 네 사람, 굉화당의 형제들과 혜어진 후 위소보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혼란스런 마음을 걷잡을 수가 없었다. 그는 돌연 미친 듯이 큰 소리로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