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십 번씩 겪어내야 했던 절망! 더 이상 낮아질 곳도, 더이상 잃어야 할 것도 남아 있지 않은 그들이기에 삶은 살아가야 할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했다. 그들의 가슴 속엔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자신들을 버린 천하(天下)에 대한 복수(復讐)! 아아! 하늘조차 서러워 눈물 흘릴 한(恨)이 뭉쳤으니…그 이름에 천지(天地)가 준동하리라!
대황련(大皇聯) 감숙지부(甘肅支部) 산단분국(山丹分局)>. 등룡검법(騰龍劍法)을 완전히 수련한 학련예상이 돌아오자 전문 앞에서 기이한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곳에는 두 대의 마차가 서 있었는데, 그 중 한 대는 매우 컸으며 한 대는 작았다. 혁련예상의 시선은 작은 마차에 꽂혀 있었다. 문득, 혁련예상의 입술 사이로 억눌린 듯한 중얼거림이 새어나왔다. "아버님……"
청년은 사흘 전 밤에 한 사람을 죽였다. 물론 그는 자신이 무엇 때문에 그자를 죽여야 했는지도, 그자의 이름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살인명령은 항상 무언과 극비로 진행되고 성취되었으므로. 한데 이번에 청년이 죽인 자는 마치 청년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흑의복면을 하고 있었는데도 그자가 청년의 신분을 간파했다면 그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그렇다면 대체 그자는 누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