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화가의 작품이 경매시장에서 엄청난 가액으로 팔려 나갔는데 이 그림을 감정한 감정위원이 가짜그림이라며 폭로했다. 그림을 소지하고 있던 화상이 감정위원을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하는 사건이 일어나 세간의 화제가 된다. 이 작품은 사건을 맡게 된 서울지검 한대희 검사가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알게 되는 화상과 화가의 아들들의 애환을 그리고 있다. 고소인과 고소를 당한 자의 공방 사이에서 한대희 검사는 그림의 진위여부를 가리는 작업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절감한다. 이 사건을 풀어나가다 그림에 연유된 사연들을 접하게 되면서, 잃어버린 자아를 찾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서울지검의 한대희 검사는 그림사건을 배당받자 잊어버린 그림에 대한 추억들을 상기하게 된다. 수사과정에서 잡혀온 모작을 그려 생활하는 집시화가의 누나가 자신이 초임시절 청계천 황학시장에서 알았던 여인이라는 것을 알고 초임시절 나들이 갔던 일들도 상기한다. 그림의 진위여부를 가리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화상의 자백으로 그림이 위작이라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지어진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한 검사 앞으로 날아온 한 통의 편지로 국면은 전환되나 사건의 처리는 이미 끝난 상태가 되어버린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림을 두고 진위를 가린다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작가는 실제로 수집된 여섯 점의 그림을 제시하면서 독자에게 직접 유명화가 작품의 진위여부를 묻는다. 이 글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면 그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합본 | 네가 내게서 빛날 때에 (전2권/완결)> 프랑스의 성지순례길 위에서 스치듯 마주친 첫사랑 그로부터 10년 후, 노부인은 첫사랑을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난다 환갑을 조금 넘긴 나이에 성지순례에 나선 노부인. 그녀는 프랑스의 성지순례길 위에서 첫사랑을 스치듯 마주친다. 세월은 유수와 같아 벌써 35년이 흘렀지만, 그녀는 그를 한눈에 알아본다. 하지만 그는 순식간에 군중 속으로 사라지고, 그녀는 안타까우면서도 그렇게라도 그를 봤다는 것에 감사한다. 그로부터 10년 후, 우연히 첫사랑의 소식을 알게 된 노부인은 그에게 선물 받았던 남색 실크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오래된 레코드판을 재생시키듯 아스라이 들려오는 옛 이야기 중학교에 진학한 소녀는 집안 어른의 말에 따라 수학 과외를 받으러 학당에 다닌다. 과수원에 꽃들이 만발한 어느 날, 학당에서 한 남학생을 만난 소녀는 그에게 첫눈에 반하고 만다. 그때부터 소녀의 청춘시절은 첫사랑의 붉은 빛으로 물들어 가는데……. 가슴에 간직한 첫사랑과의 재회 《네가 내게서 빛날 때에》
<로마에 묻다> 로마에서 본 것은 그리 낯선 것들이 아니었다. 의아하게 생각한 것은 전혀 다르다고 생각했던 문화의 원형이 아시아와 거의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다. 유럽에 관해서는 이외로 많은 책과 그림과 조각과 건물들에 대한 정보를 접했었다. 그러면서 서로의 문화의 형질이 다르다는 시각에서 접근했었다. 놀라다. 엄청나다. 주로 그런 감탄사를 앞세우며 자신들이 보았던 유럽 문화를 올려 세우기 바빴다. 그러나 이제까지 다른 행성의 이야기로 전해지던 유럽이야기는 같은 지구상의 이야기였다. 로마 고적과 풍경을 보고 와서 낯설지 않는 이유를 말하고 싶었다. 그 이유가 타당한지 로마에게 묻는다. 로마에서 가슴이 애린 한반도 생각을 했다. 로마의 소나무와 콜로세움, 포로 로마노와 카타콤과 목욕탕과 길과 수로가 그런 생각이 나게 했다. 그래서 로마에게 물었다. 나그네의 바지가락을 잡기라도 하듯 가지를 하늘거리는 로마의 소나무가 쉬이 떠나지 못하게 했다. 로마에서, 로마에서 황룡사의 잃어버린 종과 장육존상을 그렸다. 그런데 웅장하고 거대한 로마의 유적과 달리 음침한 마메르띠노 감옥이 나그네의 걸음을 멈추게 했다. 성 베드로와 사도바울이 갇혀있었다고 하는 감옥이다. 로마의 모든 이야기는 이 감옥에 있었던 기적을 설명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다. 위대한 예술품도 아니고 찬란한 그림도, 대리석 조각도 아니었다. 결국은 한 인간의 죽음이 어떻게 끝나는가 하는 문제였다. 그것은 온 삶을 살아가는 마땅한 이유가 될 것이다. 순례의 이유를 찾아 감옥 안을 들여다보았다. 거꾸로 새겨진 십자가가 가슴을 울린다. -본문 중에서- 로마에 묻다/ 안병호 / 한국소설 / 전1권 완결
<야구, 살아있네! 2> 오랑과 코끼리의 싸움. 작은 공에서 시작되어 큰 꿈으로 끝나다. 오랑 팀과 코끼리 팀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야구 이야기. 엎치락뒤치락 포인트를 얻어가며 악착같이 승리를 향해 공을 던지고 방망이를 휘두르는 모습들이 수도 없이 지나친다. 결국 작은 공의 여신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2편으로 돌아온 야구, 살아있네! 는 여전히 몸 쪽 꽉 찬 돌직구로 스포츠 특유의 감성을 잘 살려내고 있다. 문장이 좋다, 글이 좋다가 아닌 스포츠드라마가 글로서 보이게 되었을 때 어떠한 요소가 필요한지 정확히 잘 짚어내고 있는 것이 글을 읽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놓지 않게 만든다. 어떻게 보면 스포츠를 소재로 한 드라마적인 요소를 섞은 드라마와는 이 글은 사뭇 다르다. 드라마 안에 스포츠가 있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 야구 그 자체만으로 드라마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요란한 문장색깔, 여타의 감정선이나 애정선 같은 것은 완전히 배제한 채, 야구에 대해서 구구절절이 파고드는 작가의 진중함과 호탕한 완투를 즐겨보시길 바란다.
<어링불> ◈ 선덕여왕이 지은 첨성대가 용광로라고?! 세기의 여왕, 드라마 '선덕여왕'이 한창 인기다. 한반도 5천년 역사상 최초의 여왕 자리에 오른 선덕여왕은 여러 업적을 남겼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천문대라고 알려져 있는 첨성대이다. 소설 '어링불'이 최근 출간되었다. 저자는 첨성대의 용도가 '천문대'가 아닌, 바로 '용광로'였다는 강력한 설을 제기하며 이에 대한 여러 증거들을 엮어 소설화 시켜 큰 이야기를 끌어나가고 있다. - 첨성대, 연오랑 세오녀 설화, 포스코! 이 세 가지는 대체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동해의 한 바닷가 영일만 (현, 포항시) 지금으로부터 이천년 전 '연오랑 세오녀'라는 부부가 최초로 용광로를 세우고 쇳물을 끓여내는 기술자로 살다가 그 기술을 탐내던 일본인들에 의해 납치되어 일본에서 일본 천황의 선조가 되었다. 그로부터 다시 오백년 뒤 신라시대 선덕여왕이 이를 알아채고, 서라벌 반월성 (현, 경주시) 앞에다 자신의 왕권을 강화시키기 위해 무기를 생산하려고 용광로인 첨성대를 제작해 세웠다. 그리고 조선시대에는 유명한 지리학자 이성지가 이곳 영일만을 둘러보고 심상치 않은 기운이 흘러 훗날 많은 사람이 몰려 사는 곳이 된다고 예언하였는데, 1970년대 드디어 포항 영일만에는 쇳물이 끓는 거대한 공장과 굴뚝이 세워지니 그것이 바로 '포스코'(구, 포항제철) 이었고 그 후로 포항은 예언대로 큰 도시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라 이천년 전부터 포항의 영일만에 흐르고 있던 무쇠의 기운 때문이라 보고 여러 시대에 걸친 이 이야기를 한권의 책에 담았다. 마치 공기와 물처럼, 우리의 실생활에 너무나 흔히 볼 수 있지만, 그 소중함을 미처 몰랐던 '쇠'에 대해 느껴볼만하다. 아버지가 아이에게 들려줄 만한 역사 이야기가 쉽게 풀이되어 담겨 있다. 안병호 작가와 손명진 작가, 공교롭게도 두 분의 출생지가 포항입니다. 포항에서 태어나 성장했으며, 중ㆍ고등학교 시절 교내 장원은 물론이고, 문학 등단을 위하여 여러 차례 작품 발표도 가진 바 있던 작가들입니다. 두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연오랑세오녀’에 얽힌 얘기를 수 없이 들어 왔으며, 그 구전을 토대로 관련 서적을 찾아 읽고 또 읽으면서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궁금했던 내용들을 하나 둘 풀어 나갔고, 그 궁금증이 벗겨지면서 태어난 것이“어링불”입니다. 많은 분들로부터 의견을 들을 수 있었고, 자료를 얻기도 했습니다. 그런 자료를 바탕으로 엮은 책“어링불”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두 분이 책을 엮으면서도 원칙을 존중하려 노력했고, 역사의 한 부분이란 것을 잊지 않았으며, 40년 연륜의 차이를 둔, 두 작가의 생각을 한 곳에 모아 한 권의 책으로 탄생되었음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