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깊고 외딴 산속의 어느 조그만 마을 마그노빌. 숲속엔 외부와 차단된 채 그들만의 규율에 따라 살고 있는 마을사람들이 있다. 숲에서 길을 잃었다가 이들에게 괴물로 발각돼 부모를 모두 살해당한 괴물 소년. 그러나 소년은 라피타에 의해 마을사람들로부터 죽임을 면하고 점점 숲에서 '괴물'로 자라게 된다. 그러나 수년 후 루이스 부인의 의문의 죽음을 계기로 갑자기 마을은 술렁이기 시작하는데... 마을 사람들은 전부 6명이죠? 하지만, 시체는 6구가 아니었어요. 왜죠? [제2회 엔블록미스터리걸작선 공모전 당선작품] "시적 문장과 배경 묘사로 빚어낸 단편이지만 세계관이 뚜렷하여 장편과도 버금가는 선명한 이미지를 오랫동안 남기는 미스터리. 예상을 깨는 반전과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는 흥미에, 인간에 대한 우리의 편견에 비수를 꽂는 단편 미학이 살아있다." -본문- 마을 이름은 마그노빌이었어요. 아무도 이름 따위엔 관심조차 없는 것 같았지만 마을 입구에 세워진 오래 돼 보이는 나무판자엔 보일 듯 말 듯 하게 쓰여 있었어요. 아, 가장 특이한 건 마을 사람들 손목엔 숫자가 문신으로 새겨져 있다는 거였어요. 그 마을에선 태어난 순서대로 숫자를 붙여 새긴대요. 아마 시계나 달력이 없어서 그럴 거예요. 보세요. 전 184예요. 마을에서 가장 작은 처키가 183번이었거든요. 제가 키도 훨씬 크고 힘도 센 데다 말도 잘 하지만 184번이었어요. 하지만 그 때는 왠지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전 괴물이니까요. 아, 제 원래 나이는 몇이죠? 그렇군요. 그럼 벌써 9년이나 된 건가요? 알았어요. 계속하죠. * 오랫동안 산에 올라갈 생각을 안 했어요. 아니 올라가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그제야 마을의 변화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쥬드와 제니퍼는 약혼을 하게 되었어요. 가이와 처키는 식 내내 못마땅한 표정이었지만 둘은 그런대로 잘 어울렸어요. 어느덧 다 커버린 처녀, 총각이었죠. 문득 제 모습이 궁금해졌어요. 다른 사람이 보는 제 모습이 아닌 내 눈으로 보는 모습이요. 물을 떠다 놓고 그 위에 비친 제 얼굴을 봤어요. 오랜만에 본 제 얼굴은 추악한 괴물 그대로였어요. 오히려 지금까지 별 내색 안 해준 마을 사람들에게 조금 고마운 마음도 들었어요. 그 순간엔 라피타에게도 조금 고마워했었던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