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하지. 사백 이십 번째 쓰레기야. 그나마 우리가 이렇게 재활용 시켜주는 거야. 어디로든 쓸모 있게.” “이게 무슨…… 사람인 건 맞습니까?” 피시방, 독서실을 전전하며 각종 아르바이트로 간신히 살아가며 취업준비를 하고 있던 ‘나.’ 어느 날은 HC주식회사로부터 입사 합격 통지서를 받는다. 이 얼마만의 정상적인 삶인가. ‘나’는 양복을 차려 입고 설레는 기분으로 첫 출근을 한다. 깨끗하고 밝은 미래 사회를 지향하는 기업답게 겉모양이 빛나는 회사. ‘나’는 깨끗한 이미지에 반하지만, 첫날 영업부 선배가 안내하는 업무는 일반인으로선 도저히 상상하지도 못할 일이다. 그곳은 쓰레기로 분류된 인간들을 어쨌거나 사회에서 쓸모 있는 인간으로 재활용시켜달라는 의뢰인들의 요구를 해결해주는 비밀 기업이다. 영업부사원으로서 첫날부터 치르는 신고식부터 기괴하고 구역질나지만... “공포소설계의 전혀 새로운 종인 작가를 만난 것 같다. 한국의 내로라하는 공포소설 거장들과 꼭 비교해 보길 바란다.”
유난히 머릿결이 아름다웠던 아련한 젊은 시절 첫 사랑, 그녀도 나를 사랑하고 있었다! 형사사무소를 운영하는 나는 어느 날 어머니를 찾아달라는 한 남자의 의뢰를 받는다. 실종된 여자는 알고 보니 유난히 풍성하고 아름다운 머릿결에 반해 모든 남자들이 그녀를 사랑하게 만들었던 대학시절의 첫사랑이다. 의뢰인은 무심하던 아버지가 갑자기 어느 날부터 어머니인 그녀에게 광적인 집착을 보였다고 해 그 때문 집을 나간 것 같다고 한다. 나는 그녀의 행방을 좇으며 그녀와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자주 떠올리며 주변 인물들을 탐문하지만 그녀의 자취는 그림자를 끌 듯 늘 한 발짝 앞서 사라지곤 한다. 전화를 받으면 아무 말 없이 끊어버리는 괴 전화가 여러 차례 왔던 사실과 마지막 전화에서 낄낄 거리던 낯선 남자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나’는 그녀가 마지막으로 들렀을 곳을 마침내 찾아간다. [한국 미스터리의 경향, 제2회 엔블록미스터리걸작선 공모전 당선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