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이나 계획 같은 거 없이 그저 하루하루의 삶을 연명해 나가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노숙자들이다. 그러한 이들에게 어느 날 한 인물이 다가온다. 중년 점쟁이인 그는 그들에게 꾸준한 돈벌이의 묘안을 제시하고, 그들은 그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며 푼돈이나마 꾸준히 소득을 얻기 시작한다. 그로 인해 그들 각각의 얼굴에 점점 화색이 돌기 시작하고, 결국 그러한 점쟁이의 계책은 노숙자들에게 있어 하나의 삶의 방편으로 자리 잡게 된다. 하지만 그가 제시하는 방향은 자신들에게 있어 지옥문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눈 감으면 바로 코 베어 가는 세상이다. 잃을 것조차 없는 이들에게까지 접근해 오장육부 다 긁어가는 자들이 존재한다. 이유 없이 웃으며 다가오는 자들을 절대 믿지 마라. 어느 날 뒤통수 얻어맞고 저세상으로 가는 수가 있다. 자신에게 난데없이 다가와 친절하게 대하는 자에게 마음을 터주지 마라. 그러한 자를 반기는 순간 그는 곧 얼마 못 가서 처참한 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책소개> 철구와 만호는 어느 날 밤 아무 벌이도 없이 힘 빠진 표정으로 터덜거리며 도시 공터로 돌아온다. 그들은 사채를 빌린 뒤 갚지를 못해 서울에서 경기도로 도망 온 이들이었다. 마음이 심란한 상황에 그날 하루 돈벌이도 안 돼 너무도 한탄스러워하는 두 사람이었다. 그들은 그곳 벤치에 앉아 한탄과 함께 노숙을 준비하던 중 별안간 한 부랑자가 갑자기 그들에게 좋은 일거리를 제공해 주겠다며 곧장 어디론가 이끌기 시작한다. 얼마 뒤 그들이 다다른 곳은 그 지역 변두리에 위치한 재개발지역이었다. 그곳은 한동안 공사가 중단되어 있는 장소였다. 부랑자는 두 사람을 이끌고 곧장 어느 낡은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자리에 앉자마자 곧바로 그들에게 한 가지 새로운 의견을 제안한다. 그의 말로는 바로 이 거대한 재개발지역에 전혀 예상 못 한 무지막지한 금액의 돈이 묻혀 있다는 것이었다. 얼마 전에 경기도 변두리에서 불법 카지노를 운영하던 것들이 이곳 주변에 이백 억이 넘는 돈 자루를 묻고 잠적했다는 것이다. 이후 경찰들이 그들을 백방으로 추적했는데 그러한 그들이 별안간 다들 의문의 피살을 당하고 이후 이백 억이 든 돈 자루의 행방은 그 어디에서도 알아낼 수 없었다고 했었다. 근데 지금... 그 장소가 바로 이곳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