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은 한국 미술계의 희비가 극명하게 드러났던 해이다. 박수근의 「빨래터」가 45억 2천만 원에 낙찰되면서 한국 미술시장이 유례없는 부흥을 맞았지만 또 한편으론 「빨래터」를 포함해 이중섭과 박수근의 미공개작 2천여 점이 모두 위작으로 판명되면서 한국 화단이 위기를 맞은 해이기도 하다. 게다가 2007년은 미술계 신데렐라로 불렸으며 성곡미술관 큐레이터였던 신정아의 학력위조 사건이 터져 온 나라가 술렁였던 때이다. 공감의기쁨에서 출간한 소설 《누가 Mr. 모마를 죽였는가》는 2007년 한국 화단에 몰아친 한바탕 소란을 계기로 드러나지 않았던 미술계의 검은 그늘을 추적하는 작품이다. 현대미술의 선구자이자 상업미술의 대가로 칭송받는 앤디 워홀의 작업실 실버팩토리 앞에서 의문사한 행려자 미스터 모마의 과거를 통해 자본에 잠식당한 미술계 비리와 권력과 야망을 쫓는 부패한 예술인들의 허상을 파헤치고 있다. 가장 순수해야 할 예술이란 영역이 어떻게 권력에 잠식당할 수 있는지, 또한 미술계 사건으로 대변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횡포, 현대사회의 맹점을 그려내는 한국판 사회파 미스터리이다. 미스터 모마라고 불리게 될 오 관장이 저지른 음모와 부패, 그의 행적을 쫓아 맞추는 기억의 퍼즐 “미스터 모마, 결국 뉴욕의 거리에서 잠들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을 자기 집처럼 드나들어 ‘Mr. MoMA’라 불린 사내의 죽음. 신원을 알 수 없는 미스터 모마의 죽음은 「뉴욕타임스」의 한 귀퉁이를 장식한다. 그리고 뉴욕에서 영향력 있는 미술 잡지의 기자이자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민우는 한국사람인 것이 틀림없는 신원미상 사내의 죽음에 깊은 의혹을 갖게 된다. 급기야 민우는 한국에 들어와 미스터 모마란 사내의 실체를 쫓기 시작한다. 첫 번째 단서는 사인 규명을 위해 찍어둔 사체의 사진. 민우는 사체 사진을 들고 미스터 모마를 알 만한 미술계 지인들을 찾아 나선다. 그런데 의아한 것은 미스터 모마와 깊은 관계를 맺은 이들의 기억이 도무지 한 사람의 것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는 점이다. 도대체 미스터 모마의 진짜 정체는 무엇인지, 무엇이 그를 그토록 다중적인 사람으로 만든 것인지, 이 소설은 미스터 모마를 기억하는 3인(민우, 형구, 소피아)의 기억을 조합해 그의 행적을 쫓는다. "
<물전쟁>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섭리를 타고난 자원이다. 지구상에서 오로지 순환하는 자원은 물밖에 없다. 물은 지구가 생성된 이후로 줄곧 같은 양을 보존해온 반면, 지구의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물을 둘러싼 역사는 지구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문명의 흥망성쇠는 물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한때 댐을 짓는다거나 운하를 개통하여 문명의 교류를 주도한 국가가 득세한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더 이상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 않는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며 물의 흐름을 왜곡한 국가가 문명을 선도할 수 있을까? 소설 ‘물전쟁’은 이러한 의구심에서부터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