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종
유현종
평균평점
패왕별희

장구한 중국 역사상 최고의 라이벌로 꼽히는 항우와 유방, 수천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다시금 펼쳐지는 힘과 지략의 한판 승부를 들려주는 책. 한 나라의 유방, 초나라의 항우, 장량과 한신, 소하와 번쾌 등 영웅호걸들의 삶과 야망, 죽음이 펼쳐진다.

삼별초 1권

<삼별초 1권> 소 대신 쟁기를 어깨에 메고 밭을 갈며 짐승 취급을 받고 노예로 살아야 했던 거돌과 가문의 몰락으로 노비가 된 김통정, 언제부터 노비였는지도 모를 강쇠까지. 난 모두가 알다시피 노비였습니다. 짐승 같은 대접을 받으며 살았어요. 내가 왜 그런 노비가 되어 세상에 태어났는지, 그게 정말 수수께끼였습니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사람대접을 받고 싶었고, 내 아버지가 누군지도 알고 싶었어요. 그러다 전쟁터에 버려졌고 비로소 나도 사람대접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내가 평민인지 노비인지 따지지 않더군요. 난세라 그런 듯했지만. 나처럼 노비였던 사람이 국권도 잡았어요. 나에게 그런 자유로움을 줬는데 나도 보답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유현종 / 삼별초 보답이라니, 누구한테요? 유현종 / 삼별초 나라, 나라에 보답해야 합니다. 그 보답은 몽고와 목숨 바쳐 싸워 이 땅에서 물리치는 일입니다. 유현종 / 삼별초 인간대접을 받기 위해 죽음 앞에 투쟁하며, 누구보다도 나라와 백성을 지키고자하는 의지가 강했던 그들이 자랑스러운 고려무사로 변화되어 진정한 삼별초의 일원이 되는 서사가 펼쳐집니다.

불만의 도시 초판본

<불만의 도시 초판본> 지식을만드는지식의 ‘초판본 한국 근현대소설 100선’ 가운데 하나. 본 시리즈는 점점 사라져 가는 명작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이 엮은이로 나섰다.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대졸 젊은이가 우연히 재벌 회장과 알게 되고 승승장구한다. 평소 재벌을 미워했지만 이제 그 재벌의 오른팔이 되는 이야기다. 유현종의 ≪불만의 도시≫는 고학으로 대학은 나왔으나 채석장에서 막노동을 하던 청년 한상조가 우연한 기회에 대기업 사장의 눈에 들어 출세한다는 통속소설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드라마로 치자면 1980년대의 <사랑과 야망>, 1990년대 <젊은이의 양지> 류의 1960년대 버전인 셈이다. 4·19혁명의 이념은 ‘민주화’와 ‘근대화’의 ‘야누스’로 축약된다. 이것이 야누스임은 이상적이되 비역사적이라는 의미에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민주화와 근대화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거머쥔 후진국은 역사상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의 기적적인 자본주의 개화 –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었다는 평가를 들을 만큼 – 는 강력한 독재를 기반으로 한 초억압국가의 탄생에 힘입은 바 크다. 자원과 기반 시설이 없어 외국에 기댈 수밖에 없는 지리적 여건도 오히려 남한 사회가 해외 의존형 수출 지향 산업을 추진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작품 속에서 재벌 김강연 사장은 ‘한국 재벌은 장차 세계의 유수한 재벌과 경쟁해야만 한다. 따라서 과도적으로 매판자본이라는 필요악을 행할 수밖에 없다. <선 개발 후 민주>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에 반해 한상조가 속해 있었던 ‘정간회’의 회원들은 ‘기틀이 단단하게 닦이지 않으면 그 어떤 성장도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선 민주 후 개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다. 이들이 말하는 민주화의 초점은 ‘분배’다. 김강연 사장도 이것의 중요성을 부정하고 있지는 않다. 문제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분배의 민주화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4·19세대가 근대화의 모델로 삼고 있는 유럽(특히 프랑스)의 민주화는 설사 그것이 훌륭하게 실현되고 있다 하더라도 결코 개발도상국에까지 ‘분배’될 수 없다. 유럽의 민주화는 단지 시민혁명에 의해서가 아니라 수많은 다른 나라들의 희생에 의해서 가능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정간회의 주장처럼 ‘선 민주’를 했다면 한국은 ‘분배’는커녕 세계 자본주의 피라미드의 밑바닥에서 기아와 궁핍에 시달렸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김강연의 말대로 한국 스스로가 든든한 민족자본을 건설하는 ‘미래’에 성공한다 해도 그 결과는 ‘분배’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이른바 선진국이라 불리는 고도성장 국가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모두 제국주의 시기, 다시 말해 식민지 경영의 경험을 갖고 있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