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간호사인 최 유림. 그녀는 3년 전부터 외과의 강 태진을 남 몰래 짝사랑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소심한 그녀는 한 번도 제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 본 적이 없었다. 여자에게 무심한 그를 멀리서 바라보며 애를 태우던 어느 날, 갑자기 제게 다가온 태진의 유혹을 유림은 거부할 수가 없었다. 설사 그것이 그의 진심이 아니고, 단지 이용하는 것이라고 해도. 강 태진은 유림에게 그런 남자였다. 사랑받지 못한다고 해도 그의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영혼까지도 아낌없이 바칠 수 있는 존재. 그런 그가 자신을 원한다는데 망설일 게 뭐가 있겠는가? 설사 그가 제 욕망을 해소하기 위한 도구로 저를 골랐다고 해도 유림은 태진의 요구를 거부할 수가 없었다. 유림은 기꺼이 그가 내민 손을 붙잡았다.
랑국의 기루에서 하루하루 그저 살아갈 뿐인 어느 날, 혜조는 전쟁에 휘말려 한 순간에 혈혈단신으로 남겨진다. 복수라는 이름을 붙일 수도 없는 커다란 분노와 미움은 혜조를 적국인 제국 연으로 이끈다. 오로지 원수인 상장군의 배에 칼을 쑤셔 넣기 위해 몸 사리고 4년을 기다린다. 선우 민. 내가 정말로 당신을 죽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진 않지만, 당신에게 내 고통을 십 분의 일, 아니 오십 분의 일이라도 느끼게 해줄 거야.내가 선택한 적은 없었지만 랑국 기루는 내 ‘유일’한 세상이었고 그가 그것을 부쉈다.그런데 왜…“희한하지. 너와 함께라면 살고 싶어졌다. 내가 아무래도… 너를 사랑하는 것 같다.”서투르지만 진심을 담은 그의 말이 무섭다. 그는 이토록 다정한 말을 해선 안 된다. 아니. 애초에 혜조가 그의 뱀 같은 말에 휘둘리면 안 됐다. 하지만 그의 다정한 말이 눈물 나게 기쁘고 그와 함께 살고 싶어지는 자신이 가증스럽다. 그래서 혜조는 결심한다. 그를 죽이고 자신도 죽기로.
서기 20XX년. 인류는 커다란 전쟁을 겪었고 죽음의 검은 비가 내렸다. 인류는 살 수 있는 곳 ’홈 랜드‘와 살 수 없는 곳 ’다크 필드‘를 칼같이 나누어 장벽을 세웠다. 서기 20XX년에서 약 10년 정도 더 흐른 어느 날. 다크 필드에서 살아가는 용병 집단에게 의뢰서가 날아든다. <내 하나뿐인 아들을 암살하려는 누군가로부터 지켜주시오.> 의뢰서를 보낸 사람은 홈 랜드의 VVIP였다. 목구멍이 포도청이었던 터라 조직의 리더는 어릴 때부터 타고난 민첩성을 발휘한 ‘리주’를 파견하기로 한다. “내가 진짜 우리 애들 생각해서 가는 거예요? 나 없으면 손가락 빠는 토끼 같은 우리 애들 굶어 죽을까 봐?” 등 떠밀리듯이 향하게 된 홈 랜드. 리주는 커다란 온실 정원에 갇힌 도련님 ‘수언’과 만난다. 얼음처럼 차갑고 고집불통에 천재지만 약을 먹지 않으면 죽고 마는 도련님. VVIP의 선거유세만 끝나면 이 계약관계도 끝이니까 잘 참아보자 리주야! “어차피 아버지한테도 내가 없는 게 좋을걸?” “이건 뭐, 낫지도 않고 심해지기만 하네.” 하지만 두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가까워지고, 리주는 수언의 병이 도저히 낫지 않는 것에 의심을 가진다. 어쩌면 누군가가 이 도련님이 죽기를 바라는 게 아닐까? 하지만 누가, 왜? 철통같은 경비를 뚫고서 누가? 왜? 리주와 수언이 점차 마음을 열고 서로의 품을 찾아드는 사이에도 온실 정원 밖에선 별들도 눈 감은 밤이 다가오고 있었다. 마침내 밤하늘이 완전히 어두워진 어느 날. 리주와 수언은 누가 수언을 왜 죽이려고 하는지 알게 되는데…. 별다를 것 있는 별다른 단편 로맨스 별다름.
28세 채여름. 성실한 학업 태도, 우수한 성적, 학생 시절부터 다져온 각종 아르바이트 경험으로 다져진 사회성. 여름의 스펙은 취업 프리패스감이지만 그녀는 매번 최종 면접의 문턱을 넘지 못한다. 오늘도 고배를 마시고 친구 혜인에게 하소연을 하던 여름은 그녀에게 차마 다 털어놓지 못한 면접의 마지막 질문을 떠올리며 하루의 끝을 정처없이 방황한다. 그러다가 길을 잘못 들게 되고 그곳에서 시공간의 왜곡을 통해 10년 전으로 떨어진다. "10년 전이야. 무려 '그 때' 라구. 그럼 내가 해야 할 일은 하나야." 18세 채여름은 열 여덟살 한 해를 치열하게 살았다. 그 기억의 중심에는 '세이'가 있다. 그 때도 지금도 여름의 속을 울렁거리게 만드는 세이. 가장 예쁘고 가장 부유한데 가장 불행했던 친구. 여름은 세이를 만나자마자 목놓아 울었다. 다른 애들이 놀리거나 이상하게 생각해도 세이의 곁에서 한 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세이야, 내가 이번엔 꼭, 살려줄게.“ 여름은 세이의 껌딱지를 자처하며 지키지만 어째서일까? 여름이 아무리 세이와 모든 걸 함께 한다해도 세이는 늘 다치고 만다. 다른 친구들, 심지어 가족도 여름이 행동을 바꾸면 결과도 따라서 바뀌던데 왜 세이만 늘 같은 결과가 나올까? 이대로 가다간 후회하는 '또' 벌어질까봐 불안하여 나날이 예민해져가는 여름…. "그쪽은 누군데요?“ "저요? 어, 저는 서주원인데…. 인적사항을 다 말해야 해요? 이거 혹시 뭐 번호 따는 그런 건가요?“ "뭐래. 그런 거 아닌데요? 그치만 제가 좀 알아야 할 거 같긴 해요.“ 그런 여름의 앞에 '주원'이 나타난다. 주원은 여름이 '원래'의 열 여덟살 때 만나지 않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갑자기 나타났다는 것은, 어쩌면 세이를 살릴 사람이라는 뜻이 아닐까? 세이가 죽는 과거를 바꾸면 자신도 세이도, 모두가 다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얼핏 보기엔 남 부러울 것 없는 집안의 딸로 30여 년을 살아온 여자, '안채민'. 하지만 그 대단한 사장님 댁 따님은 사실 사생아였다. 겉으로는 아무런 차별도 없이 자신을 키워준 것처럼 대하지만 사생아라는 약점을 쥐고 흔들려는 계부와 이부형제들이 죽기보다 싫다. 그들을 피하려고 애를 썼지만, 매번 가로막혀 좌절하던 나날들. 그러던 어느 날 야당의 젊은 피로 지목되어 의원직 초선을 노리는 남자 '정유현'과 맞선 제의가 들어오고 채민은 어떻게든 그 맞선을 성사하라는 집안의 압박을 받는다. "안녕하세요, 정유현입니다. 음. 저희가 이렇게 목적이 뚜렷한 만남을 가지긴 하지만, 그래도 서로에게 즐거운 방향으로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어색한 첫만남에서 다른 무엇보다도 계부와 이부 형제들과 전혀 다른 성정으로 채민의 가슴 속에 크게 한 발을 내딛은 유현. 비록 아는 것은 이름과 직함, 서로에게 이득이 되어줄 집안 배경뿐이지만 채민은 유현이 마음에 들고 유현 또한 특출나게 아름다운 건 아니지만 어딘가 강하고 끈질겨 보이는 채민의 눈빛이 마음에 들어 두 사람은 가까워지고 자연스럽게 결혼을 약속하게 된다. '사생아라는 걸 알게 되면 분명히 실망할 거고, 난 또 그 집안을 벗어나지 못하겠지.‘ 계부는 채민에게 유현과 정상적인 결혼 생활을 해 나가야 한다며 은근한 압박을 가하며, 두 사람의 결혼은 모두에게 이로운 '공정 거래'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채민은 지긋지긋한 집을 한 시라도 벗어나고 싶은 갈망과 호감을 가진 상대를 속여야 한다는 죄책감 사이에서 아슬한 줄타기를 시도한다. 그 아슬아슬한 줄타기 끝에는 뭐가 있을까? 외롭고 긴 줄 끝에서 채민이 손에 쥐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별다를 것 있는 별다른 단편 로맨스 별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