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누구든 공격 당하면 최소한의 저항은 한다는 것인데, 사실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심히 서글픈 말이다. 꿈틀거리기만 할 뿐 지렁이는 자신을 밟은 상대를 공격할 수는 없지 않은가? 부모의 얼굴도 모르고 태어나 갖은 고생 끝에 일군 평온한 삶, 세상을 향해 아직 작은 포부조차 밝히지 못했건만 탐욕스러운 권력자들에게는 그저 한낱 먹이감에 불과했다. 개과천선을 하라니? 되지도 않을 개소리를 들으며 죽음을 맞이했던 장만수, 간절함이 하늘에 닿았던가! 천금 같은 기회를 얻었지만 넘어야할 산이 너무 많았고 하필이면 원수의 형제로 태어나다니! 황금가라고 불리는 북리세가의 서출 융, 제 손으로 직접 개과천선을 시켜야 할 놈들을 하나씩...
현대과학으로는 진단과 치료가 불가능한 불치의 병을 안고 태어난 강찬. 제 발로 디디고 서는 것, 보통 사람들처럼 마음껏 달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어린 시절. 죽음의 고비를 넘긴 강찬은 평범한 삶이 허락되자 축구의 매력에 흠뻑 빠진다. 하지만 한계를 극복하며 어렵게 일궜던 축구인생이 한 순간에 무너지며 선수생명이 끝장나 버렸다. 축구 이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었던 강찬은 지도자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는다. 영국으로 건너가 지도자과정을 밟는 사이, 그간의 불행을 모두 갚아주듯이 놀라운 재능을 발견한다. 누구든 관심을 가지면 그의 재능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끝난 줄 알았던 축구인생이 다시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