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이 미쳤나? 2차가 뭐야, 2차가? 망령 났어? 내가 갈게! 지금 간다고 글쎄!” 큰 소리로 통화하는 내용을 들어보니 이 사람이 팀장인가 보다, 조금 떨어져 가야겠다, 생각하며 빠르게 몸을 돌리던 지겸이 누군가와 부딪혔다.“어이쿠!”웬 남자가 엉덩방아를 찧는다. 지겸의 머리가 그 사람의 눈두덩이를 가격한 것이다.“괜찮아요?” 묻자 한 손으로 눈가를 가린 남자가 잔뜩 찡그리며 올려 본다. 지겸이 남자를 내려다보다 서로 눈빛이 만난 순간 그의 심장이 덜컹한다. 첫 만남이다. “아야! 나 죽는다.”남자가 누워 뒹군다.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쩔쩔맨다. 첫사랑과 결혼했지만 아픔만 남은 싱글맘 김지겸, 엄마를 이해하는 첫째 딸 이긍과 아빠가 아닌 다른 남자에게 절대 엄마를 뺏길 수 없는 둘째 딸 이응, 폭풍 같은 세 여자의 성장과 사랑 이야기. 천방지축 이응은 과연 키맨이 될 수 있을까?
쨍! 와인 잔이 부딪치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아찔하고 유혹적이다. 살얼음이 깨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느낌. 위험한 듯 설레게 청각을 자극한다.“맛있다.”한 모금 입에 머금어 향을 만끽한 후 삼킨 지슬의 목소리가 높다.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술맛도 모르면서.”그런 지슬이 귀여워 덩달아 들뜬 민성은 놀리듯 말을 뱉는다. 주머니에 넣어둔 반지를 만지작거리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지슬이 “생각할 시간을 좀 줘!”라며 머뭇거리지 못할 타이밍에 꺼내놓을 작정이다. 사실 남들 다 하는 깜짝 이벤트에 이 여자가 감동할지 확신이 서진 않지만.“잘 못 마셔도 술맛은 안다, 뭐.”뾰로통한 그녀가 민성은 귀엽다.“이리 줘 봐.”잔을 당긴다.“왜?”지슬이 잔을 뺏기지 않으려 세게 움켜쥔다.“키스하게.”“아, 뭐야.”피식 미소 짓는 그녀가 사랑스러워 미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의 온몸이 달아오른다.“싫어?”잔을 내려놓은 왼손으로 민성은 슬쩍 자신의 아랫도리를 누른다.(본문 중). 사랑은 괜찮지만 결혼은 싫다는 여자와 그녀 없이는 단 하루도 못사는 남자의 밀당 없는 로맨스.
당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가족, 연인, 친구 등 사랑하는 사람, 취업이나 입시에 성공하고 맛보는 성취감,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이룰 때, 덕질, 자신만의 취미, 반려동물, 맛있는 음식, 기타 등등 설레게 하는 존재는 많습니다. 이들로 인해 살아있음을 느끼고 한 발짝 내디딜 힘이 생깁니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부터 가슴이 뜁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찬란하게 빛나는, 일생일대의 사건이죠. 다만 자신에 대한 성찰이 없다면 상처받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일, 어떤 말에 상처를 받고, 어떨 때 행복한지 알고 있나요? 타인을 배려하고 사랑하기 이전에 나를 속속들이 아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을 향해 한 걸음 다가가는 길입니다.도현과 기원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입니다. 둘은 자신에 대해 잘 모르면서 무모하게, 용감하게, 거침없이 사랑에 빠져듭니다. 사랑을 통해 나를 알고, 상대를 사랑하며, 함께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사랑은 자신을 고찰하게 만드는 숭고한 일임을 말하려 합니다.사랑에 빠지는 것이 해피엔딩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다듬어 완성해 가는 과정 역시 출발만큼 중요합니다. 사랑을 이루어가는 것이야말로 두 사람의 공동경비구역이며, 반드시 서로 함께해야 할 과제라는 메시지를 줍니다. 근로자 셋 중 한 명은 비정규직이라고 합니다. 주인공은 정규직과 비교해서 열악한 임금, 근무환경,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계약직 대리입니다. 재계약과 승진에 성공한 후 연인의 덕을 봤다는 오명을 씁니다. 사내 정치와 계략에 휩쓸릴 위기 속에서도 현명하게 극복해 나갑니다. 계약직에 가해지는 부당한 대우를 참으며 꿋꿋하게 일하는 주인공을 통해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할지언정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줍니다.당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없다면, 생각나지 않는다면 한 번쯤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무덤덤하고 고단한 일상에 단비처럼 설렘이 찾아올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