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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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의 꽃을 피워라

세상에서 가장 작은 황후가 나타났다.화국 황제 이담. 이십칠 년 인생에 가장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다.“이 조그마한 것이 황후라고?”자신의 팔뚝만 한 작은 여인을 황후라고 데려다 놓았으니, 속이 뒤집힐 노릇이었다. 이것이 끝이면 이해라도 하련만, 이 여인이 자라기까지 황제인 자신보고 독수공방까지 하란다.“황후마마가 아니신 분을 품으시면 황후께선 더욱더 작아지실 겁니다.”여기서 더 작아지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기지 않는 이야기였지만, 담은 이십칠 년 만에 나타난 황후를 쉬이 대할 수가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곤 그녀를 최대한 빨리 자라게 해 용종을 잉태하게 하는 것 하나뿐이었다.“황후는 언제 품을 수 있느냐?”야릇하고 잔인한 화국 황제의 황후의 꽃 피우기가 시작됩니다.

마왕님의 아이를 가졌습니다

“키스 한 번으로 아이가 생겼다는 말을 믿겠어요?”“피를 나눈 키스라면 두말할 것도 없지.”마왕님께 은혜를 갚으려고 했을 뿐인데,졸지에 아이가 생겨 버렸다.마왕의 후계자를 임신한 리샤는 마왕성에 머물게 되고냉혹해 보이기만 했던 샨에게도낯설었던 배 속의 아이에게도 점점 마음을 주게 된다.그런데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죽여야 한다고?위험천만한 마족들 사이에서리샤는 아이를 지키기 위해 발버둥 치는데…….* * *“뺘?”며칠 앓고 일어났더니.모르는 아이 하나가 눈앞에 나타났다.새까만 날개를 가진 이 아이가, 내 아이?

잔혹한 나의 구원자에게

"정말 나를 속였나요?" 제국의 별, 스텔라 브론테. 황후가 될 운명을 타고났으나 모두에게 버림받았다. 아드리안 드 카스티요, 그는 살기 위해 도망친 스텔라에게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준 남자였다. 달콤한 말을 건네는 그에게 마음을 주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고 싶은 대로 하십시오. 원하는 건 모두.” “제 앞에서만 우셔야 합니다.” “당신은 왜 이토록 사랑스럽습니까?” 그런데 그 모든 것이 계획된 일이었단다. 스텔라가 황후의 자리에 앉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의 뺨을 쓸어내리는 그녀의 손길이 잔잔하게 떨림을 일으켰다.  손끝에서 온기가 느껴졌지만, 이상하게도 그녀의 심장은 차갑게 굳어 갔다. “당신이 언제부터 나를 속여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새가 아니에요. 당신이 만들어놓은 새장 속에 갇힐 생각은 더욱 없고요. 그러니까…….”  아드리안은 말이 없었다. 대신 곱게 올라간 그의 입매가 참혹하게 일그러졌다. 스텔라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쐐기를 박았다. “이곳을 떠나겠어요.” 그가 속절없이 무너지기를. 후회의 눈물로 이 손이 뜨겁게 적셔지기를. 자신이 만든 세상 속에서 오로지 그녀만을 찾아 헤매기를 바라면서.

악녀는 폭군의 목줄을 틀어쥐고

“도망은 이만하면 충분하잖아?” 저음의 목소리가 귓가를 서늘하게 파고들었다. 레이녹 아틀레이안, 그는 그녀의 모든 것을 앗아간 남자였다. 가족, 지위, 마지막 믿음까지도. “우린 끝났어.” 그래서 여기까지만 하기로 했다. 그 순간 죽음의 그림자가 성벽 아래로 길게 늘어졌다. 디아나는 작별을 고하기 위해 성벽 아래 호수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그녀에게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제국력 432년, 9월 첫째 주. 주간지에 레이녹이 황제가 되기 두 달 전의 날짜가 인쇄되어 있었다. 다시 주어진 기회에, 그녀는 무슨 짓을 해서라도 그의 목줄을 틀어쥐기로 한다. 이를 위해 달콤한 말을 속삭이며 그를 무너뜨릴 계획을 세우는데……. “이렇게 예쁜 말을 하면 나는 개새끼가 되어버린다고.” 이 남자 진짜 짐승이라도 된 것처럼 매달린다. 광기 어린 눈빛을 하고서.

피폐물 속 쓰레기 여주인공으로 살아남기

“어디 한 번 도망쳐 봐. 나도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궁금하거든.” *** “왜 새드엔딩으로 끝난 건데!” 그저 작가를 향한 작은 한탄을 했을 뿐이었다. 그 길로 죽음을 맞이하게 될 줄도 모르고. 눈을 뜬 내 앞에는 낯선 남자가 서 있었다. 살이 엘 듯 살벌하고도 냉랭한 눈빛을 하고서. “결국 이딴 꼴로 잡힐 거면서.” 그는 몸을 낮춰 새하얗고 가느다란 발목을 천천히 움켜쥐었다. 차가운 건틀릿이 살갗에 닿자 소름이 돋아났다. 낯선 감촉에 나는 본능적으로 그에게서 벗어나려 했다. “또 도망치려고?” 침을 꿀꺽 삼킨 나는 시선을 들었다. 절벽에 청초하게 핀 푸른 달맞이 꽃을 닮은 눈동자가 섬뜩하게 빛났다. 그 순간 확신했다. 피폐하다 못해 잔혹한 결말을 맞이한, 소설 속 여자 주인공으로 빙의했다는 것을. 그것도 남자 주인공인 칼라일이 미쳐버리기 직전에. '나, 새드엔딩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