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달 전, 검술을 익히던 태령국의 공주 윤하의 처소 담장을 넘어 들어 온 낯선 사내. 그러나 목을 겨눈 검 앞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그로 인해 심기불편한 쪽은 오히려 윤하였다.*“이놈이 미치지 않고서야!”윤하가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오자, 카이가 고개를 기울이며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과연 겁이 없구나.”“네 놈이야말로.”“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위험한데….”“위험한 것을 아는 놈이 이게 무슨 짓이냐!”“당신, 내가 아니라.”이리저리 아무리 애써 봐도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 대단한 검법의 이 사내가 검투 끝에 남긴 말은.“내가 그대를 살려둔 것이니 난 분명 생명의 은인이다. 그건 명심하고.”끝내 윤하의 속을 뒤집었다.*윤하를 마구 흔들어 놓고 웃으며 사라져 버린 그 사내를 ‘검법의 신’이라 칭하며, 다시 만나 면 죽여 버릴지 스승으로 삼을지 나름 고민을 했건만...수많은 불화살로 황궁이 불타던 그 밤, 다시 만난 그는 윤하의 나라에서 일어난 이 일에 대해 오히려 윤하에게 묻고 있다. “누구의 계획입니까.”낮게 으르렁대는 그의 분노가,“감히 대훈국을 이용하려는 게. 사라진 황태자? 아니면 대승상?”윤하를 향해 터져 나왔다.“대답하는 게 좋으실 겁니다!”“저야말로 알고 싶습니다. 이게 누구의 짓인지!”다시 만난 그는, 내 나라 태령국을 짓밟고도 뻔뻔하게 침략이 아니라고 말하는 대훈국의 황제, 카이였다.*"당신은 무사합니까?"글 :종알품여인그림 :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