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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주세요, 복수하겠습니다

[독점연재]결혼을 약속한 남자가 있었다. 그와 결혼을 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네가 정말로 나랑 결혼을 하고 싶었다면 이런 식으로 나오면 곤란하지.”그가 후작의 약혼녀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때까진.“뛰어내려. 다치지 않게 받아줄 테니.”로이스의 외도를 목격한 날 안테이아는 운명처럼 한 남자를 만났다.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검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 후작이자.로이스와 바람이 난 여자의 남편이 될 예정이었던 남자, 카이엔.서로의 약혼자에게 배신당한 두 사람은 복수를 위해 계약을 맺었다.* * *“생각이 많은 얼굴이군. 전부 쓸데없는 생각이겠지.”“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그럴 때는 내게 의지하면 된다.”카이엔은 그녀의 손을 잡아 손등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안테이아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남편은 그러라고 있는 거니까. 알겠나.”세상 사람들이 전부 그대를 손가락질하더라도 나만은 그대를 지켜줄 테니.안테이아는 슬그머니 손을 뺐다. 그가 입을 맞춘 손등이, 손가락 끝이 간질거렸다.

새장 속 그대를 위하여

폭군에게 붙잡힌 아름다운 새, 카나렌. 새장 속에 갇혀 폭군에게 희롱당하는 그녀의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날게 해줄게. 그게 너에게 위안이 된다면.”   밤하늘을 담아놓은 듯한 보랏빛 눈동자, 낮게 흐르는 듣기 좋은 목소리. 서늘한 눈매와 무뚝뚝한 표정이 몹시도 잘 어울리는 우아한 남자는, 폭군의 쌍둥이 동생. 뤼비어스 공작이었다.   공작은 황제의 더러운 욕망으로부터 몇 번이나 그녀를 구해주었다. 그가 보여주는 희미한 다정함에 길들여진 카나렌은 그를 구원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가 숨겨왔던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내게서 도망칠 생각은 버려."   그런 그가, 이해할 수 없는 제안을 해왔다.   ***   "나와 결혼해. 내 아내가 되라는 뜻이다." “결혼은 이런 식으로 하는 게 아니에요!”   율리프의 입꼬리가 비틀렸다. 발밑이 푹 꺼지더니 그 아래 도사리고 있던 절망이 그녀를 끌어내렸다.   “네 마음 따윈 필요 없어. 3개월만 내 곁에 있어라.”   비웃는 듯한 냉랭한 어조에 심장이 얼어붙었다.

당신이 후회한 뒤에

“너를 죽일 걸 그랬어.”   카디우스 공작 부인이 죽었다. 사인은 중독. 독의 마녀라는 멸칭에 어울리지 않는 죽음이었다. 그녀의 장례식에서. 그녀의 남편 라하르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성혼 맹세를 읊었다. 정작 결혼식에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던 그가. “죽음조차도 맹세를 부수고 내게서 그대를 데려가진 못할 것이다.” 한때는 세상에서 제일 사랑했던, 그러나 지금은 그 누구보다도 저주스러운 이름. “이렐라이데.” 라하르트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제 손으로 직접 관에 누인 자신의 아내가, 조문객들의 사이에 숨어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음을. * “……우리 아이는, 당신이 죽인 거예요.” “이렌, 그때 네게 그렇게 말했던 건.” “나도 당신한테 거짓말을 하나 했어요.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이렌이 아이의 입가에 흐르는 피를 손수건으로 닦았다. 라하르트는 바르르 떨리는 그녀의 손을, 입술을 보며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당신 아이야.” 이렌이 축 늘어진 리안을 끌어안으며 울음 섞인 목소리를 토해냈다. “리안은 당신 아이예요. 당신이 우리 아이를 죽인 거야. 두 번이나.”

폭주하는 드래곤의 진정제가 되었습니다

구멍가게나 다름없는 작은 가게, <블랙캣> 잡화점. 하필이면 그 잡화점의 사장으로 빙의해 버렸다. “이 가게를 처음 살 때 모자란 돈을 댄 게 우리란다.” “빚을 갚을 수 없다면 이 가게라도 받아가야겠구나.” 돌아가신 부모님이 물려주신 가게를 노리는 지긋지긋한 인간들을 피해 근근이 버티는 일상.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게 앞에 쓰러져 있기에 어쩔 수 없이 구해 준 남자는, “난 너 없으면 안 돼. 넌 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존재야.” 원작에서 이성을 잃고 미쳐 날뛰는 드래곤이었다. 새롭게 시작된 인생인데 드래곤 발톱에 깔려 죽긴 싫어! 그런데 이 드래곤, 가라는 집에는 안 가고 왜 자꾸 나한테 달라붙는 걸까? *** “우리 가게에서 일할래요?” “그게 네가 원하는 거야?” “동의하신다면 오늘부터 절 사장님이라고 불러주세요.” 나를 빤히 보던 데블리스가 야릇하게 눈을 접었다. “응. 주인님.” ……뭔가 어감이 묘한 것 같은데. 내 착각이겠지?

위장 아내

아내를 샀다. 가짜 아내를. 주인의 눈 밖에 나서 팔려갈 위기에 처한 노예 리베타. 그런 그녀의 앞에 갑자기 나타난, 제국에서 가장 성공한 사업가 디에고 루페르토. 디에고는 리베타에게 사라진 약혼녀를 대신해 위장 아내가 되어 줄 것을 요구한다. 계약 결혼의 대가로 그가 제시한 것은 그녀의 몸값과……  “저는 자유를 원해요.” 자유. 하지만 리베타는 디에고를 사랑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를 사랑해 버리고 만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디에고는 제멋대로 이용할 생각밖에 하지 않고. 이기적인 태도에 상처 받은 리베타는 그토록 원하던 자유를 찾아 도망치는데……. * * * “한 번이라도, 한 순간이라도 저를 마음에 두신 적이 있으세요?” 정적이 내려앉았다. 방금까지 달아올랐던 주변의 공기가 싸늘하게 식어 피부를 찔러 댔다. 무겁고 차가운 고요 속에서, 디에고가 그녀의 귀를 어루만졌다. “이 행위에 사랑이 필요한가?” “…….” “그렇다면, 그래. 그대를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