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하나
고하나
평균평점 5.00
함부로 마음이 마음에게
5.0 (1)

문득 함부로 마음이 마음에게 전하는 것들을 생각한다.함부로 그리움이 번지고 사랑이 피어나고 슬픔과 기쁨을 함께하는 일들.함부로 마음이 마음에게 전하는 모든 것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홍은동에 집을 산 건 다분히 충동에서 비롯된 일이었다.그만큼 남자는 무료했고, 때마침 마주한 서은에게 말을 걸었을 뿐이다.‘오랜만이네.’‘…….’‘기억 안 나는 건가?’오만하고 도도했던 여자는 눈빛마저 침착하고 단정하였는데,주혁은 여전히 그 모습을 흐트러뜨리고 싶었다.특유의 청명하고 시원한 남자의 웃음이 떠오른다.이어 서은의 번호를 묻고 갖고 하는 말들도 떠올린다.‘나랑 사귈래?’서은은 픽 웃었다.그날, 홍은동에서 남자와의 대화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다.삶이 화려하여 인생이 심심한 것처럼 굴던 남자.서은의 사소한 무언가가 남자의 자존심에 흠집을 내어 남자의 흥미가 동했을 뿐.그러니 남자는 곧 서은도 잊을 것이다.*이 작품은 15금으로 개정된 작품입니다.

불티

남자가 또 웃었다. “자신하지 말지.” 하지만 이번의 웃음은 건조했다. “그러면 꼭 한번 그 취향 꺾어 보고 싶어지는데.” “왜, 제 애인이라도 되시게요?” 그 웃음이 은조는 불쾌했다. 대답조차 하지 않는 남자의 오만이, 가당치도 않다는 듯 비웃는 남자의 태도가 자꾸만 은조를 불쾌하게 했다. “애인은 됐고.” 남자의 눈이 느리게 은조를 훑었다. 고작 그뿐인데 왜인지 은조는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주먹을 쥐고 꿋꿋이 견뎠다. “잠깐 놀아 줄 수는 있는데.” “…….” “어떻게, 한번 놀래?” 한없이 가벼운 투. 목구멍 아래 깊은 곳이 들끓는다. 수치심인가. 모멸감인가.

우리의 죄를 사하여 (15세 이용가)
5.0 (1)

그 남자, 아니 그 새끼가 쓰레기라는 건 듣자마자 알았다. 시작은 사소한 호기심이었다. 두 번의 파혼 전적이 있는 동생의 약혼자가 어떤 사람일까, 하는. 차갑지만 다정하고, 강인하지만 우아한 남자. “나랑 잘래?” “싫어.” “쓸데없이 자존심 세우는 건 취향이 아닌데, 오늘은 그런 게 끌리네.” “…….” “정말 나랑 잘 생각 없어요?” 그러나 직접 만나 본 남자는 소문대로 다정한 쓰레기였고, 가볍고 악한 본성을 숨길 생각도 없어 보였다. 하지만 우희에겐 남자가 필요했다. 이 남자가 자신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였으니. 그렇게 가면을 쓰고, 스스로를 속이며 남자의 사랑을 갈구했다. 온통 거짓뿐인 연애의 시작이자, “좋아. 좋아해. 좋아해. 내가 당신을 많이 좋아해….” “계속 좋다고 해 봐. 실컷 예뻐해 줄 테니까.” 결국엔 죄가 될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