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EJ
초이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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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네가 되었다

"아니, 너 나 덥칠 거 아니잖아. 나도 그렇고.""......""내 침대 킹사이즈라 넓은데..."묘한 침묵이 흘렀다.그러니까 네가 이 상황에서 날 어쩔 수 있겠어? 라는 말이었다.틀린 말도 아니었다. 하지만.동지는 이 얄궃은 상황이 원망스러워 울컥하는 마음에 결국 심술 궃은 말을 내뱉었다."그래, 대신 오늘 밤 우리가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길 바래야 할거야. 만약 그렇게 된다면.""......""그땐 장담 못해."

여우에게 길들여진 신데렐라(부제.Taste)

아버지의 재혼으로 신데렐라가 되어 버린 유빈.그녀에겐 호박을 마차로 변신시켜 줄 요정은 없었지만,어느 순간 그녀의 곁에 있는 게 당연해진 영악한 여우, 서진이 있었다.하지만 그 관계 역시 언제부터인가친구 이상, 연인 미만이란 선 밖에 있기만 했는데….그런 유빈의 주저함을 건드리듯늘 유빈의 것을 탐내는 언니 하은이 서진을 탐내고,유빈은 항상 자신을 꾀려 하는 서진의 바운더리 안으로발길을 움직이기 시작한다.“이제 겨우 같은 선에 설 마음이 들어?”“너 후회할지도 몰라.”“하마터면 꼴사납게 울 뻔했어. 너야말로 사람을 왜 이렇게 만드는데.”“답답해.”“너.”“왜, 뭐?”“잡아먹고 싶게 왜 이렇게 빨개졌어.”

NINE, NINE, NINE

※ 15세이용가로 수정된 작품입니다.탄탄대로, 정해진 경로로만 살아온 남자와, 외 줄 위에 선 듯 위태롭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여자의 하루가 맞물린 날이었다.“저 기억 나세요?”인혜는 모처럼 꺼내 신은 구두 덕분에 얼핏 비슷해진 시야에 있는 인혁을 빤히도 응시했다.인혁은 놀라울 만큼 자세하게 인혜를 기억했다.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하나하나 어렵지 않게 읊을 수 있을 만큼.“자기, 나 더는 못 들어 주겠어. 아까부터 계속 같은 말만 하고 있잖아.”“그 지루한 이야기를 또 할 생각이라면 이만 일어나야겠어요. 밤은 길다지만, 이 남자와는 짧기만 한 밤이라.”결혼 만큼은 부모님의 뜻에 따르지 않겠다, 인혜는 집에서 정해준 약혼녀를 떼어 내기 위해 몇 시간 동안만 여자 친구 행세를 부탁하는 그를 도왔다. 두 사람은 그날을 기점으로 우연하게 부딪치고, 약속하며 급속도로 가까워지지만. 인혜에게 엄마와도 같은 이모 연정이 두 사람을 강경하게 반대한다. 인혜가 만나는 남자가 누구의 아들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졌음에도 목이 마르고, 빠짐없이 채워 넣었음에도 허기졌다.내쉴 틈 없이 입술을 맞대고, 잘근거려 끝내 잠든 그녀를 깨운 그는 나른히 올려 보다 버둥대는 손을 힘껏 맞잡아 다정스레 속살거렸다.“그 말, 다시 해 줘. 내 남자라는 말.”인혜는 비몽사몽 올려 보며 잠투정처럼 찡그려 말했다. 갑자기 무슨. 근데 웬 술 냄새가 이렇게 나요.그는 대답 대신 제 품에 코를 박고 찡끗대는 그녀의 이마에 입맞췄다.“조금 마셨어.”“갑자기 자다 일어나서요?”어처구니없어 비실 웃는 그녀를 따라 조금 웃은 그는 비스듬히 기울여 말했다.“목말라서.”불안해서.그는 술잔을 비워내듯, 영문 모르고 깜빡대는 커다란 눈을 가리고 입술 사이를 머금었다.

그 남자의 새빨간 취향

채은주에게 건네진 한서윤 이사의 두 번째 고백.서윤은 이번에도 거절당한 고백에 길게 숨을 쉰 뒤 조건을 내밀었다.“그럼 나랑 거래합시다.”“네?”“원하는 걸 주고받자는 말입니다.”두 번째 고백과, 뜬금없는 거래.이 남자, 내게 원하는 게 뭐야.“지금부터 내가 어떤 짓을 하건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고 약속해.”…… 아, 이런 것이었구나.<[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Will U Marry Me?

바다가 그림같이 펼쳐진 남해의 L웨딩샵 실장인 지아는어느 날 상담실 유리벽 너머에 있는 남자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정말, 이건… 말도 안 된다. 어떻게 저 남자가, 지금 내 앞에 있을 수 있는 거지?’그 남자다, 자신의 옛 연인이었던 김건우.서울에 있을 때 거의 2년을 만났었고, 3년 전에 헤어진….***“들을 말은 많은데, 할 말은 하나밖에 없네.”“…….”“정말 넌 나 없이도 잘 지냈을까.”“네, 잘 지냈어요. …제가 잘 못 지내길 바라셨어요?”“어.”그래야 돌아올 테니까. 나처럼.드러내는 것 보다 삭히는 편이 더 쉽다고 했던 너였다.그런데 지금 모습을 보니, 정말 잘 지낸 모양이다.더 애타고, 더 탐나게.“그래서, 다른 놈한테 만족은 했고?”“뭐, 뭐라구요? 만족?”“어지간해선, 너 만족 못 해.”내가 그렇게 길들여 놨으니까.<[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새벽달 이울다

‘꿈에서 본 얼굴이랑 똑같아. 세상에…….’ 오랫동안 집안을 후원해준 후견인을 만나는 자리에서, 소윤은 늘 꿈에서 봤던 남자와 마주친다. “처음 뵙겠습니다. 한서월입니다.” *** 얼음이 녹아 다시 채워진 잔을 비운 소윤은 입가심으로 집은 곶감을 제 입으로 가져가는 대신, 벌써 몇 잔째 술만 들이켜는 서월에게 내밀었다. “좀 드세요.” “…….” 술기운이 오른 건가. 서월은 멀찍이 뻗은 손을 잡아, 집고 있는 것을 입에 넣었다. 그러자 저가 내밀었을 때처럼 소윤의 얼굴이 발갛게 물든다. 달다. 파드득 손을 숨긴 그녀는 자신과 달리 으레 무표정인 그를 원망스레 보았다. “전부터 말하려 했는데, 이런 거 하지 마세요.” 오늘은 보름이 아니니 실수도 아니다. 그리고 술기운이라는 어설픈 핑계를 붙이기엔 너무 멀쩡해 보이고.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는 상황이라면 자신은 오해할 수 밖에 없다. 서월은 느른히 나무기둥에 몸을 기대며 다소 오만하게 말했다. “그럼 내 앞에 기웃거리지 마.” “…….” “덕분에 단맛을 알아버려 언제 집어 먹을지 모르니.” 내리깔린 금안이 형형히 빛나며, 먹잇 감을 앞둔 짐승의 그것처럼 고요히 소윤을 주시했다.

대표님의 어린 기사님

“저기 혹시, 면허 있어요?” H 디자인의 대표 진아는 유독 운전만 그리 못했다. 결국 그놈의 운전 실력 때문에 일에도 지장을 주니. 마침 그때 진아 앞에 나타난 지혁. “저기 혹시, 면허 있어요?” “운전병이 였습니디만.” 기대하는 시선에 남자는 입꼬리를 들며 만족할만한 대답을 내놓았다. *** 한여름 쏟아지는 뙤약볕 아래 챙이 큰 밀짚모자를 쓴 작은 체구의 여자는 과장 좀 보태서 자신의 1.5배쯤 될 것 같은 남자를 한참이나 응시했다. 180은 가뿐히 넘을 게 분명한 큰 키에 딱 벌어진 어깨, 검은색 티셔츠를 말아 올려 드러난 팔도 두껍다. 거기다 신장에 맞게 길쭉길쭉하기도 하고. 근데 또 얼굴은 작은 편인데, 그 안에 존재감 발산하는 이목구비가 아주 그냥. 그냥 한마디로 잘 생겼다. 탄 건지 원래 피부인지 모르겠지만 적당한 그을린 피부에 찡그린 짙은 눈썹이 내 스타일…헉. 진아는 얼른 눈을 내리깔았다. 그녀에게 스캔 되던 남자는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불쑥 진아의 뒤에 있는 정수기로 손을 뻗었다. 염탐했던 탓인지 진아는 마른침을 삼키며 자책했다. 솔로 생활이 길었나. 신성한 일터에서 딱 봐도 대학생인데, 보면서 군침이나 삼키고.  남자는 모자를 푹 눌러쓴 자그만 체구의 여자를 묵묵히 내려보았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이었다.

복수가 달콤해진 사정

저 애를 웃게 했던 남자를 빼앗으면 되잖아.덜컥 든 충동.누군가를 이렇게 밑바닥까지 끌어내리고 싶은 충동은 난생 처음이었다.복수를 다짐하고 자신을 괴롭혔던 친구의 약혼자이자 제 상관, 연호에게 다가간 모솔 현아. 어설픈 수작을 착실히 부려보지만······.의외로 제대로 걸려들었다?“상부상조 끝나고 연애할 거라면서요. 나도 후보에 올려 달라는 겁니다.”“…….”“과연 나만 한 남자가 있을지 모르겠지만.”***‘……괜히 건드렸다.’손끝에서 타고 오른 따스하고 보드라운 감각이 무섭도록 스미어 번진다.조금 더, 조금만 더 닿고 싶단 욕심, 아니, 욕망이 삽시간에 온몸을 타고 올랐다.느리게 하지만 진득하게 닿은 커다란 손아귀에 뺨이 쥐어지는 건 순식간이었다.모를 수 없는 감각에 눈뜬 현아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느긋이 뒷목을 감싸쥔 연호는 굳은 그녀에게 먼저 말했다.“나 같은 놈 조심하라 경각심도 줬고, 대놓고 수작도 부렸고, 오늘 알아듣게 경고도 했고. 그런데도 여기 있다는 건 나 좋을 대로 생각해도 좋단 뜻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