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모친을 죽인 중전에게 자신의 복수심을 숨긴 채 살아온 세자.어린 시절부터 궁궐 속에서 세자를 위한 꽃으로 준비되어 키워진 계집 소아.소아를 이용하여 권세를 다시 되찾으려는 대비와 그 권세를 지키려는 중전과의 권력 다툼.그리운 마음을 참지 못하고 여기까지 이리 달려와서 나의 소아를 또 울렸구나.“기다리거라.”걸어가던 발걸음이 그대로 우뚝 멈춰 섰다.환은 소아에게 걸어가 그녀의 앞에 마주 보고 서 있었다.하얀 말간 얼굴에 차가운 바람으로 발그레해진 볼.조그마한 입술 사이로 하얗게 새어 나오는 입김.“조금만 더 기다리거라. 반드시. 너를 내가 다시 데리러 올 것이다.”뼈에 새겨 충심으로 보답한다라….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연기 같은 권세.그 권세의 꽁무니에 붙어 무릎 꿇고 머리 조아리는 또 다른 권세.나도 그 권세에 들어왔으니 좋아도 싫어도 그것을 쫓아 살아야 하겠지.궁의 계집이 되었으니. 그리 살아야겠지.<[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