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몰랐다. 성녀가 제물을 위한 존재라는 걸. 그러나 사람들은 알았다. 성녀의 가치가 희생에 있다는 사실을. ‘나는 왜 살아 있는 걸까.’ 자애의 산물이자 희생의 상징. 니니아의 의무는 제물로 바쳐지는 희생을 끝으로 명을 달리 했어야 했다. *** “조금만 더 늦게 일어났다간 재미없을 뻔했어.” 커다란 손이 니니아의 목덜미를 쥐었다. 오싹한 감각이 그녀를 지배하고 있었다. 니니아는 같은 말만을 반복했다. “...미안해요.” “넌 대공비가 아니라 태엽 인형이라도 되는 건가?” 그는 니니아를 향해 화를 드러냈다. “성녀도 아니고, 몸도 쓸모가 없고.” 붉은 시선이 니니아를 사납게 할퀴고 있었다. 그녀의 목을 쥔 손은 어느새 뺨을 움켜쥐어 니니아의 시선을 고정시켰다. “대체 널 어디다 써먹어야 하지?”
제국이 주는 부와 사랑.달콤한 생활에 취한 황녀 엘리아.행복을 영위하던 그녀는지독한 배신과 함께 제국을 위한 제물로 바쳐진다.회귀 후, 엘리아는 이곳이 책 속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그녀는 미래를 바꾸기 위해 악역과의 계약 결혼을 이행한다.‘서로 원하는 걸 얻으면 돼.’아직 흑화하지 않은 악역의 성정은 아주 온순했다.분명 그랬는데.“엘리아, 결혼은 신성한 것이지 않습니까.”악시온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달아나려 했다.그 이유 하나만으로 악역의 눈빛은 위험해졌다.“부디 의무를 이행해 주십시오.”순정 악역의 집착 대상이 바뀌어 버렸다.#능력여주 #계략남주 #쌍방구원
"나에게 각인한 암컷이야. 황후가 함부로 대할 이가 아니란 뜻이지." 학대받던 공녀 세피아. 그녀는 수인 제국의 황제 데미오스에게 청혼받는다. 황제는 세피아의 소꿉친구였고, 그녀는 청혼을 구원이라 여겼다. 남편의 이름을 몸에 새긴 여인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여인은 황제의 애첩이 되었고 더 나아가 세피아의 자리를 요구해 왔다.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황후의 자리를 지킬 수도 없었다. 낭떠러지에 선 그녀의 앞에 나타난 건 금안의 맹수였다. "세피아, 오래도록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세피아를 내쳤던 황제가 그녀에게 매달린 사실까지도. 그녀에게 구애하는 신수 또한. 다만, 무엇을 선택하든 잊지 말아야 한다. 그녀를 둘러싼 수컷 모두 짐승이란 사실을.
‘원하는 게 있다면 내게 빌어야지.’구원과도 같은 속삭임이 이브를 홀렸다.그 계약에 무엇을 대가로 바쳐야 하는지도 모른 채로.- 알파와 오메가.특수한 형질이 지배하는 세상.평범한 소녀였던 이브는 불법적인 형질 실험으로 오메가가 된다.팔려 가기 직전, 탈출을 감행한 그녀는 검은 차에 뛰어들게 되고.그 차엔 극우성의 형질을 가진 알파 헤일럿 디클로어 공작이 타고 있었다.* * *“됐어요. 돈은 필요 없으니 그냥 보내 주세요.”“아니. 넌 못 나가.”그는 이브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낼 때까지 이곳에 가둬 놓을 요량이었다.하지만 얌전히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이브는 필요한 것을 요구했고, 그는 이브의 형질을 대가로 거래를 제안한다.깊숙이 엉키게 될 지독한 거래를.
“다른 여성분을 들이게 된다면 미리 말씀 부탁드려요.”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단지 최소한의 예의를 바랐을 뿐이다. 용혈 가문의 수장에게 팔려 온 결혼. 첫 만남부터 내밀어진 서약서. 「보름에 한 번 교감할 것. 필요 외 만남 요청을 자제할 것.」 아무것도 바라지 말라는, 향신료로서의 의무만 잘 이행하라는 내용의 계약서였다. 그래. 나는 이 남자의 스쳐 가는 도구일 뿐이다. 그러니 원작에서처럼 멍청하게 굴지 말자.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될 비극만은 마주하지 말자. “대답해. 내가 그렇게 파렴치한으로 보였는지.” 그런데 이 남자는… 왜 화를 내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