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다섯. 만년 대리인 위사라.어느 날, 사장님의 아들과 선을 보게 됐다.“내 아들과 선을 보게. 어때? 애인도 없다면서.”사장님의 아들과 선을 보라고요?사장님은 아들이 둘이다. 한명은 서른일곱, 그 동생은 스물다섯.당연히 두 아들 중 큰아들일 거라 생각했다.“내가 첫째 아들이라고 했던가? ……난 우리 둘째 놈과 선을 봐 줬으면 하고 말일세.”첫 만남부터 꼬였다. 해장국집에서 처음 본 그는 다짜고짜 사라에게 시비를 걸었고.“술 한잔 갖고 쪼잔하게 그러시네요. 저보다 열 살이나 많으시면서.”“야! 너 같은 놈은 진짜, 만수르 아들이라고 해도 내가 안 만나! 내가!”“그런 기회도 없을 것 같습니다만.”당연히 그와의 만남은 그렇게 어긋난 줄 알았다.“사장님 이런 결과를 드려서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강문 씨는 제가 눈에 안 찼을 거예요.”“응? 무슨 소리인가. 아주 마음에 든다고 하던데.”“네에?”‘도대체 왜 내가 맘에 든다고 한 거냐고!!’그렇게 사귀는 척을 하게 된 둘.남들이 모르는 은밀한 거래를 하게 된다.‘칭찬포도’ 서른 개를 채우면 원하는 걸 준다고?하지만 2개월 안에 이걸 다 채우지 못하면 약혼식도 해야 된다.“서른 개는 너무 많잖아요!”“음…… 별로 안 많은데, 시험 삼아 하나 써 볼까요? 산 정상 찍고 오세요.”“와. 이 XX가.”“하나 더 쓰죠. 앞으로 내 앞에서 욕을 하지 않는다. 어서 가세요. 갔다 오시면 두 알 색칠해서 드릴 테니.”무거운 발걸음을 겨우 떼고 있는데 뒤에서 강문의 고함 소리가 들렸다.“정상 가서 인증샷 찍어 와요!”‘내가 이러고 산다. 내가!’사라는 무사히 포도 알을 다 채워 속을 알 수 없는 강문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
※15세 이용가 개정판입니다수한은 프라모델에 빠져 뒤늦게 전공을 바꾸고 기계 설계 1팀에 입사한다. 그리고, 직속 상사인 우지오 과장을 만나게 되는데.“자기야. 오래 기다렸어?”“아뇨. 방금 왔어요.”특이하게도 우지오 과장은 모든 부하 직원을 ‘자기야’라고 부른다.문제는, 그 말에 설레는 건 게이인 수한뿐이라는 점이다. 엉덩이도 탐스럽게 생긴 데다 잘생긴 얼굴로 ‘자기야’라고 부르니 매번 수한의 심장이 남아나지 않을 법도 하지만…….“자기야, 이거 도면이 왜 이래?”“자기야, 이렇게 설계하니까 가공 팀에서 우릴 개무시하는 거잖아.”“자기야. 다시.”우지오 과장과 함께 일을 할 때면 다른 의미로 심장이 남아나지 않는 게 문제였다.일할 때면 한없이 밉다가도 그가 ‘자기야’라고 불러 줄 때면 너무도 설레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수한의 마음은 과연 어떻게 흘러갈까?
※15세 이용가 개정판입니다먼 미래의 드넓은 우주.여러 행성과 여러 종족이 살아가는 세계.평범한 지구인으로서 쓸모없는 취급을 받으며 힘겹게 살아가던 슈지는 3억 실링이 걸린 거액의 심부름을 완수하기 위해 신분을 속이고 죄수 수송선에 올라탄다.3억 실링이라는 거금에 비해서 생각보다 일이 쉽게 끝날 것 같다고 생각하는 그때, 블랙홀 주변을 항해하던 죄수 수송선이 파괴되면서 슈지는 어두운 대지에 오로라가 감도는 이름 모를 행성에 불시착하게 된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홀로 살아남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이대로 죽는 것일지 두려움에 떠는 슈지의 앞으로 알 수 없는 푸른빛의 존재가 다가왔다. 그리고, 그것은 어떤 남자의 시체를 삼키고 유유히 사라졌다.슈지는 자신 또한 남자의 시체처럼 푸른빛 괴물에게 잡아먹힐 거라는 공포감에 사로잡혀 삶을 포기하기 시작하는데……. 그런 슈지의 앞에 금발의 은하 제국군, 라이트가 나타나 슈지를 구해 준다.“……날 혼자 두지 마.”그리고, 라이트와 뜻밖의 여행길을 함께하게 되는데…….*[본문 중]평범한 저녁 시간을 보내고 라이트와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라이트에게 슈워크를 만난 얘기를 해 주자 그것들이 다 사실이었는지 가만히 미소만 짓고 있었다.“너와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어.”그래도 아쉬움이 있을지 몰라 라이트에게 뭔가 질문을 하려던 나는 그의 말 한마디로 같이 미소를 지었다.푸른빛의 선을 뽑아내던 라이트의 손을 가만히 잡았다. 라이트는 다른 손으로 내 머리카락을 넘겨 주고 있었다. 내 목에는 블랙 오팔이 걸려 있었다. 눈을 감은 내 눈꺼풀 위로 라이트가 가볍게 입을 맞춰 주며 속삭였다.“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