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첫 만남에 그는 말했다.“네 쓸모를 인맥에서 찾지 말란 소리야. 네 가치는 네 스스로 증명해.”모두가 학연, 지연, 혈연 같은 썩어빠진 연줄을 찾아 헤맬 때 그는 홀로 당당했다.그 모습이 눈부셨다. 하지만 그는 변했다.“네가 그 몸뚱이 말고 나한테 줄 수 있는 게 뭔데. 밑바닥 인생들끼리 만나봐야 결국 밑바닥일 뿐이야.”그때, 그를 놓았어야 했다.아버지의 빈소를 지켜주었던 은혜를 갚는답시고 그의 어머니의 병원비를 대납하지 말았어야 했다.“결혼하자.”그저 고마운 마음에 내뱉은 그 청혼에 응하지 말았어야 했다.그의 말이 맞았다.밑바닥 인생들끼리 만나봐야 결국 밑바닥일 뿐이었다.[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