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함부로 못 들어오는 곳인데.] […….] 곧 리모델링이 들어갈 건물 옥상. 권현세는 난간 쪽 구조물 때문에 미처 보지 못했던 사람을 보고 멈췄다. 난간에서 허리를 숙인 채 무언가를 보는 사람. 작은 체구에 여자? [끈이 풀렸어. 러닝하는데 제대로 묶어야지.] 당황과 혼란스러움이 가득한 작은 얼굴을 마주하자 권현세는 얇은 바람막이 점퍼 주머니에 입에 문 담배를 넣으며 여자의 앞을 막아섰다. “…신고, 할 거야?” “키티, 그걸 걱정했어?” 과부화가 걸린 컴퓨터처럼 눈만 깜빡거리자, 권현세가 정신 차리라는 듯 낮은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키티, 경찰은 아니라서 잡아가지 않아. 난 네가 필요하거든.” “…무, 무슨 뜻이야?” 시시각각 변하는 그녀의 얼굴을 빤히 보던 권현세의 입술 끝이 삐딱하게 기울었다. “저격수가 필요해. 스나이퍼.” “저기, 스나이퍼는 많은데.” “아무 스나이퍼가 아니라, 최고인 스나이퍼. 키티처럼.”
뭐? 연은 빠르게 눈을 깜빡거리며 생각을 정리하려고 애썼다.그러니까 계약결혼인데 그게 포함이다 이거지.심장이 밖으로 튀어 나올 것 같았다.“숨 쉬어.”래건의 목소리에 그녀가 멍하니 입을 벌린 채 고개를 들었다.제대로 숨을 안 쉬고 있었나? 연이 숨을 크게 들이켰다.“이거…….”“말해.”말하기도 민망한 단어는 입 안에서 맴돌았다.“꼭 포함해야 돼요? 그……거?”얼굴이 화끈거렸다. 그의 한쪽 입술 끝이 슬쩍 호선을 그리다가 제자리로 내려왔다.“안될 이유라도 있어?”연은 그가 젓가락으로 스테이크처럼 생긴 고기를 집는 걸 보았다. 왜 저 고기가 나 같지?<[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기신제제야 인터내셔널 전무. 조폭을 기반으로 성장한 제야 인터내셔널 기 회장의 외동아들로 완벽한 능력과 비주얼의 소유자.우유 냄새가 날 것 같은 어린 여자를 주웠는데 자꾸 눈에 밟히고 마음에 밟힌다.“뭐든 다 할 수 있다는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에요.”사야출생부터 잘못된 정치인의 아름다운 사생아.학대받고 감금된 채 자란 자신을 주운 기신제를 무의식적으로 따른다.“이용하세요, 이용해도 돼요.”이용하려고 주웠을 뿐이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빠져드는 남자와 자신을 구원해준 남자를 무의식적으로 유혹하는 여자의 달콤 살벌한 야한 사랑 이야기.<[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