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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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 저 좀 키워주세요

새벽같이 말간 피부, 북극의 하늘처럼 오묘한 눈동자. 소복하게 눈이 내린 듯 부드럽게 쌓인 붉은 입술.그런 미모의 남자가 오직 자신의 고양에게만 웃어준다는데. 그 고양이로 하루만 살아봐도 소원이 없을 것 같았다.그런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건 그냥, ‘아... 어디 나 좋다는 남자 없나?’ 하는 정도였지 정말 폭군의 고양이가 되고 싶은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처음에는.* * *“아리아나. 떨어졌어?”아리아나? 그보다 꿀 바른 것 같은 이 목소리는 뭐지?아니. 그보다 이 비현실적인 미모는 뭐지?눈이 예쁜 건 그렇다 치겠는데, 그리고 코가 오똑한 것도 그렇다 치겠는데 그 눈을 휘면서 지금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던 것이다그가 나를 들어 올리기 위해 뻗은 팔에는 실오라기 하나 걸쳐지지 않은 상태였다.아. 심장에... 심장에 무리가 가.가슴을 부여잡으려 했는데 왠지 손놀림이 어색했다.그가 나를 두 팔로 안아 몸을 굴려 그대로 허공에 띄운 채 빤히 바라보았다.“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응? 더 자. 나도 조금 더 자게.”그러면서 나를 꼭 끌어안고 거부할 틈도 없이 입술을 맞춰왔다.잠깐만요. 나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는데!혼미해진 눈으로 그를 보고 있는데 다시금 그가 눈을 휘며 웃었다.“어서 자자. 아리아나.”자, 자자고요? 이러고요?나는 이 빙의 격하게 찬성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