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교
진교
평균평점 3.00
너의 처음이 되고 싶어
2.75 (2)

“그 장님 공녀, 아직도 눈을 못 떴나?” 눈이 보이지 않는 에리얼에게 사람들이 던지는 시선은 늘 한결같았다. 조롱과 멸시, 혹은 동정 어린 시선. 그런 에리얼에게 제국 최고의 신랑감이라는 남자가 청혼장을 내밀었다. 가문 때문이라고 해도, 동정이라 해도 좋았다. 갈 곳 없는 에리얼은 기꺼이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천대받으리라 각오하고 그의 곁에 섰을 때. “부인. 제 얼굴이 그려지십니까?” 남자는 그녀를 무시하지 않았다. 정부를 들이지도, 때리지도 않았다. 품위 있는 말씨, 우아한 태도. 배려가 묻어나는 손길에 에리얼은 안도를 느꼈다. “난 괜찮아.” 그랬다. 이 결혼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괜찮다고 생각했다. “나… 백작님을 좋아하나 봐.” 백작의 정체도 모르는 에리얼이 그를 좋아하게 되기 전까지는.

공주님을 구원하겠습니다
3.5 (1)

말 더듬이에 수전증, 황실의 수치라는 이름을 달고 있던 오필리아. 하지만 나에게는 온 힘을 다해 키워온 사랑스러운 공주님이었다. 그러나 데뷔탕트 날. 황제의 폭언에 마음을 다친 그녀는 창 밖으로 몸을 던졌다. 모든 것을 잃은 심정으로 그녀의 뒤를 따랐을 때... 눈을 뜨자, 네 살의 어린 오필리아가 나를 흔들어 깨웠다. “하,하,한나 이 꽃 제일 조, 조아한다구...해써… 이 꽃 주줄게!” 고사리같은 작은 손이 내게 코스모스를 내밀었다. 꽃을 받아들며 결심했다. ...이번 생에서는, 그 쓰레기같은 황제에게서 나의 공주님을 구원하기로. 그런데 이 빌어먹을 황제는 대체 왜...? “네 주인이 누구지?” 황제의 집착을 넘어 이번에야 말로, 《공주님을 구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