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부부를 연기하자고. 우리.”손 한번 잡지 못한 부부였다.각방 쓰는 2년간, 어떠한 교류도 없었다.당연히 터질 수밖에 없는 <이혼 스캔들>이었다.국내 1위 E-커머스 기업인 [홈프랜드] 후계자인 태은재의 사업 확장에 문제가 생겼다.HBS의 간판 아나운서인 한수빈의 프리 선언에도 치명타를 입혔다.그러니, 이혼설을 잠재우기 위해 연기를 해야 했다.*“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면. 부부의 의무를 다할까 하는데.”사람들의 이목을 계산해 스킨십 하던 은재가 어느 날 달라졌다.더 짙고 관능적인 접촉에 수빈의 마음이 흔들렸다.이혼 스캔들을 잠재우기 위한 계략이라 하기에는 달콤한 모습들이었다.“갈증이 난단 소리야. 한수빈, 당신한테.”고백과 같은 한 마디에 심장이 쿵, 떨어져 내렸다.은재 씨. 만약 그 이혼 스캔들을 터트린 사람이 저라면…….저를 용서해줄 수 있나요?
“돈 안 갚아도 되니까 나랑 좀 놀아.”우혁은 조각 같은 얼굴에 느른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앞에 앉은 순수한 여자에게 맛있는 밥을 먹여 놓은 후에 꺼낸 한마디였다.소연은 거절했다. 적은 월급에서 빚과 어머니 병원비를 낸 후 돈을 갚겠다고 했다.그 말에 우혁은 콧방귀를 꼈다.“개처럼 꼬리 흔들어 주고 재롱 피워달라는 것도 아니고 단지 즐겁게 해달라는 거야. 뭐… 꼬리가 있으면 흔들어 봐도 좋고.”“저더러 애완동물이 되라는 소린가요?”“싫어?”당연히 싫었다.사람은 누군가의 개가 될 수 없다고 믿었다.“그럼 다른 포지션.”“무슨… 포지션인데요?”“차우혁 애인.”처음 본 사람에게도 돈을 물 쓰듯 하는 재벌 2세의 애인 노릇, 해도 괜찮을까?[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 본 작품은 내용상 강압적 행위 등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 시 참고 바랍니다. 강우가 서현에게 첫 결혼 계약을 제안한 건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이었다. 그리고 지금. 서현은 전남편인 그와 한 번 더 결혼하려 한다. 그가 자신을 도구로 이용했던 것처럼, 자신도 그를 이용하기 위해……. “저랑 해요. 재혼.” “좋아. 대신 아이를 낳았으면 해.” “아이요?” “부부가 다정해지는 데는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고 생각하는데.” 강우의 말에 서현의 마음이 흔들렸다. 오직 이용만 하려 했던 생각에 감정이 스몄다. 혼자 바보 같은 짝사랑을 하다가 현실을 깨달았을 땐 이미 아무것도 남지 않은 뒤였다. “이 결혼. 그만하고 싶어요.” 그렇게, 두 번째 이혼 요구는 첫 번째 이혼과 달리 서현의 입에서 나왔다.
“저 안 보고 싶었어요? 저는 다민 씨 보고 싶었는데.” 2주 전, 자신의 복수를 도와준 남자를 다시 만났다. 교수로 부임할 대학교의 개강이 얼마 안 남은 시점에 옆집으로 이사 온 남자. “황도현입니다. 29살이고요.” 바람 난 연하 전남친 때문에 연하는 죽도록 싫은데 또! 그런데 이 남자, 잘생긴 외모는 둘째치고 배경이 너무하잖아. “도현 씨. 아버님이 식문 회장님이셨어요? 제 후원자이신?” 도저히 마음을 줄 수 없는 조건투성이인 도현을 피해 이리저리 피해 봐도 어째서 정신을 차리고 나면 그의 품에 안겨있는 걸까? “저는 도현 씨랑 이러고 싶지 않아요. 그만 다가왔으면 좋겠어요.” “누가 사귀자 했어요? 날 그냥 이용하라고요. 하고 싶을 때 부르고 심심할 때 찾아요. 그거면 돼.” 연하남의 미친 집착과 애정으로부터 다민은 무사히 도망칠 수 있을까?
“사관은 당장 작성을 멈추어라.”불같은 어명이 떨어졌다.사초를 한 폭의 그림 그리듯 작성하던 붓 놀림이 잠시 흔들렸다.“사관은 보고 들은 것을 그대로 후대에 전할 것입니다.”“하……?”태성국의 망나니 왕이라 하였다.음주 가무를 즐기기 위해 나라 곳간 털기를 서슴지 않는다고.여자를 좋아한다는 소문대로 임금의 외모 또한 가히 출중하였다.“윤원 선비님과 닮은 얼굴로 어쩜 저리 재수가 없으실까.”사관이 입술을 비죽거렸다.둥글게 모인 붉은 입술을 본 임금이 미간을 찡그렸다.“내관은 즉시 사관을 내치거라.”은희를 빼닮은 얼굴로 거슬리는 짓만 골라 하는 게 얄미웠다.제게 집착하는 사내보다는 은희가 보고 싶었다.경비병에게 붙들려 끌려나가는 사내가 제가 그토록 그리워하는 여인인 줄도 모르고.* * *"널 곁에 두고도 여태 몰랐다니."세찬 빗소리가 울리고 뜨거운 숨결만이 가득한 방.제가 연모하는 여인이자 사내의 눈동자가 잘게 흔들렸다.“아, 아닙니다! 저는 홍은희입니다!”“그리고 홍은생이기도 한 거겠지.”뒤늦게 부정하는 목소리가 크게 떨렸다.“나의 마음을 받아 주겠느냐.”“…….”“은희야.”“…….”거센 빗소리가 더는 들려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