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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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난(想思難)

* 3월 26일 163화, 164화(완결) 연참됩니다. 많은 이용 부탁드립니다. 적화국의 7번째 황자, 강태언 작은 수이성의 주인인 그는 친화를 빌미로 볼모가 된 이안국의 공주 ‘하수선’을 맡게 된다. 계승권과는 너무 먼 태언은 그저 자신의 성과 작고 연약한 수선을 다정하게 살피는 것 외엔 관심이 없지만. 어느 날, 힘이 없으면 제 것을 지키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곤 점차 권력을 향해 손을 뻗기 시작한다. 그렇게 전쟁 영웅이 되어 돌아온 2년 후. “저를 이안국으로, 고향으로 돌려보내 주십시오.” 태언이 가장 지키고 싶었던 수선이 떠날 것을 고하면서, 그녀를 보호하고자 했던 마음은 어느 순간 비틀린 집착으로 변모하는데…… * * * “벌써부터 이렇게 눈물을 흘려서야 되겠느냐.” 그녀의 턱을 들어 올리고 있던 손가락은 어느새 물러가고 크고 단단한 손이 수선의 턱을 아프지 않게, 그러나 확실하게 움켜쥐었다. 옴짝달싹할 수 없도록. “내게 물었지. 네게 어찌 이리 모질게 구냐고.” “…….” “그런데 말이다, 선아.” 태언은 솜털마저 느껴질 정도로 수선에게 바짝 다가서서 그녀의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 “나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단다.”

전략적 이혼 설계

- “난 차현진씨와 결혼할 생각입니다.” 차현진은 억지로 떠밀려 나온 선자리에서 우연히 애인의 외도를 목격하고, 쫓아가려다 맞선 상대인 서도건에게 가로막힌다. “어차피 끝난 거 아닙니까?” “누구 마음대로 끝을 내!” 도건은 무심하면서도 오만한 태도로 그녀를 자극한다. 화를 내는 현진에게 그는 흥미롭고 구미가 당기는 제안을 하는데. “나 지금 차현진씨와 일 이야기하자는 겁니다. 그러니까 시간 내요. 적어도 후회하진 않을 테니까.” “내가 불쌍해요?” “자선사업은 취미 없습니다.” “그럼 뭔데요.” “가능성, 목표를 향한 의지, 그리고 그걸 꿰뚫어 보는 내 안목.”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권력이라는 목표를 위해 손잡은 두 사람. 누가 봐도 완벽한 결혼 생활, 모두가 방심하는 사이 점점 목표에 가까워지던 그때, 예기치 못하게 현진의 발목을 잡는 과거 연인과의 스캔들. “날 이용해. 당신은 그럴 자격 있어.” “괜히 더러운 꼴 보지 말고 떠날 수 있을 때 떠나요.” “싫은데.” 야망을 쫓던 도건의 눈동자는 어느새 현진을 향해 있었다. 언젠가부터 외면할 수 없을 만큼 선명해진 욕망이 그녀를 삼킬 듯이 성큼 다가왔다. “그 새끼는 당신을 물었지만 난 아니거든.”

결혼 서약

“약속은 지켜야지, 무려 평생을 건 서약인데.” 얼굴도 못 본 남자와 결혼식장에서 처음 만나 결혼한 지 3년. 같은 침대에서 자고 일어나면서도 남보다 못한 사이였다. 하루가 부족할 정도로 참견해 오는 시댁. 장인의 장례식조차 찾아오지 않는 남편. 사랑 따위 이제 더는 바라지도 않았지만,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조차 하지 않는 사람과는 더 살 수 없었다. “솔직하게 말해. 날 떠나려는 게 정말 이 자리가 버거워서야? 다른 남자가 생긴 건 아니고?” 급기야 이연의 부정(不貞)을 의심하기까지. 참을 만큼 참았다. 어차피 사랑도, 신뢰도 그 무엇도 없는 이 관계. 더 이상 미련 따위 없었다. 일말의 연민조차 남지 않은 이연이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나려던 그때. “이혼은 안 돼. 내 사전엔 이혼이란 없어.” 이 결혼에 누구보다 미련이 없을 줄 알았던 그 남자가, 이연을 붙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