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찾았습니다. 너무 늦어 미안합니다.”제국 공작가의 영애였던 클레도어 랭커스터.하루아침에 가문이 반역죄로 몰락하고 노예상에게 팔려 가는 신세가 된다.그때 그녀를 구해준 사람은 차가운 미남 에드가 레오포드 백작.“저와 결혼해 주시겠습니까?”뜬금없지만 자신을 아껴주는 에드가의 청혼을 받아들이는 클레도어.이제 꽃길만 걸으면 좋을 텐데... 그렇게 되지만은 않는다.“우리가 함께라면 얻지 못할 것이 없어요, 내 사랑.”“내게 가장 중요한 건 그대야, 영광스럽겠지만.”“이제 내 머릿속은 온통 당신으로 가득해.”어딘지 위험한 후작 히스턴, 오만하고 도도한 황자 세제르.그리고 무엇인가 비밀을 감춘 듯한 남편 에드가.세 남자가 저마다 다른 이유로 클레도어를 원하기 시작한다.그러면서 랭커스터 공작가에 관한 아픈 진실이 점점 드러나는데...진실 앞에서 과연 그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열한 번째 회귀, 그리고 열두 번째의 삶. 더 이상 죽고 싶지 않았다. ‘어… 뭐지?’ 이번에는 살 수 있잖아! 우연히 얻은 삶 평소와 달랐던 지점은, 분명 이 남자였다. 휴이드 드 델피니움 공작. *** 깨달았다. “공작님을 하루에 한 번은 뵙고 싶어요.” “내가 왜 영애의 말을 따라야 하지?” “처음 봤거든요. 듬직한, 그런 거…….”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 남자와 어떻게든 스킨십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런데 이상하다. 왜 자꾸 저런 눈으로 쳐다보는 거지? “눈 뜨자마자 올 만큼 빨리 보고 싶다며.” “…네?” “내 몸만 원했다고? 그럴 리 없는데.” 아무래도 이 남자, 단단히 오해한 것 같다.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구요……!
“가문을 위해 살아라.”목적을 잃은 채 루인츠 공작가를 위해 살아온 라르네 루인츠.공작은 그녀를 자신이 만든 소유물처럼,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인 양 그리 대했다.“황제를 꾀어 황손을 내게 안겨라. 그럼 끝날 테니.”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차선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황후 선발에 참여한 라르네는 황궁으로 향하지만,황제는 그녀에게 티끌의 관심조차 주지 않는데…….“루인츠 공의 딸이니 그 피가 어디 가겠나. 안 그런가?”모욕은 물론, 여자로 보는지도 의문.그녀를 탐욕스럽다 모욕하는 무수한 시선 속에서모든 가망을 잃어버린 채, 라르네는 생각했다.이제 더는 하고 싶지 않다고.전부 포기하겠다고.* * *선황의 사생아이자 제국의 후작.스러지는 삶에서 그녀가 유일하게 내렸던 선택.“날 증오하지 않나요?”십 년 만에 교육관으로 재회한 린데만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맹세코 단 한 번도.”금방이라도 무너져버릴 것만 같은 라르네의 뺨에 린데만은 조심스럽게 손을 얹었다.열조차 제대로 발산하지 못한 살결이 닿자 밀어두었던 본심이 새어 나왔다.마치 숨은 적 따위 없다는 듯, 그 존재는 거대하고 몸의 주인처럼 행세했다.“내 삶은 당신이었는데.”그녀가 자신을 구원해 줬으니, 이제 그녀가 구원받을 차례다.Cover illust : '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