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해서.”“뭐라고?”“불쌍한 마음에 대가 없이 도와줬다. 왜?”어릴 적 선 넘은 동정심으로 이슬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던 박기준.그런 그를 자꾸 떠오르게 만드는 한기준이 이슬의 상사로 나타난다.“방금 그 춤은 저를 기다리며 환영의 댄스를 연습하셨던 건가요?”“저는 유능한 비서로서 이사장님과 저의 건강, 그리고 업무 효율을 위해 이곳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그 행동이 너무 즐거워 보여 댄스로 오해하셨나 봅니다. 호호호.”첫 만남부터 어딘가 삐걱대는 둘. 그리고,“근데 무슨 짐이야?”“이사장님 비서로 발령받아서 옮기는 중이에요.”“그래? 에이, 총장실 온 지 3초 만에 총장 괜히 했다는 생각이 드네.”새로 총장으로 임명된 고등학교 선배 종욱. 속을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이슬에게 살갑게 대해 준다. 과거 ‘그 일’은 이미 다 잊었다는 듯이…….같이 하는 일상 속에서 점점 가까워지는 이슬과 기준. 그리고 그런 둘을 지켜보는 종욱.“비서님.”“재미있으셨나요?”“말하려고 했어. 나는…….”“하지만 말하지 않으셨죠. 왜 그랬을까? 너무 재밌어서?”“이슬아, 뭐든지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쉬운 법이야.”“…….”“세상에 좋은 사람은 많아. 힘들더라도 널 속였던 사람은 잊어.”이슬은 종욱의 어깨에 기댄 채 말없이 눈물만 쏟아 냈다.“이슬아, 힘들면 언제든 이렇게 기대도 돼. 난 늘 네 옆에 있어, 알지?”고등학교 시절의 쓰렸던 오해를 풀고, 이슬과 기준은 한 번 더, 첫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까?첫사랑을 한 번 더, 시작하려는 세 사람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