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동에 집 하나만 구해.”“네? 갑자기 어떤 집을 말씀하시는지….”“빈집이어야 해. 내일 당장 들어갈 거야.”전화기 너머로 당황한 비서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태주는 개의치 않았다.지금 중요한 건 빠르게 집을 구해서, 그 집에 그녀를 끌어들이는 것이었다.“어서 오세요! 어? 여긴 어떻게….”“또 보네요, 정해수 씨. 새로 이사 갈 집의 도배를 좀 맡기고 싶어서.”“이 동네에 사세요?”해수의 물음에 태주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집이야 당장 구하면 그만인 것을.해수를 갖기 위해서라면 그게 무엇이든 진실로 만들 자신이 있었다.“저기… 고객님. 아니, 권태주 씨.”“네, 정해수 씨.”“저한테 왜 이러세요?”태주는 아주 잠시도 해수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고, 자신을 잡아먹을 것 같은 그 눈빛 앞에서 해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자고 싶습니다.”“…네?”“정해수 씨랑 자고 싶어요.”이상하고, 무서운 남자.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남자.잔인하고, 결코 정상적이지 않은 마음.그게 태주가 해수에게 가진 마음이었다.*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되었습니다.
내 약점은 오직 너 하나야. “사랑만 하지 마. 다른 건 다 그대로 해.” 해을은 이헌을 사랑했고, 이헌은 해을을 애증했다. 그렇게 23년. 지난하고 잔인하기만 했던 그 시간의 끝에서, 이헌에게서 벗어나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고자 결심하는 해을. “저는, 여길 나가면…… 다 바꿀 거예요.” “…….” “번호도 바꿀 거고, 집도 바꿀 거고, 다 바꿀 겁니다. 그리고…….” “그리고?” “살아서는, 부사장님 뵙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악몽과 같은 그녀의 그런 다짐이, 서이헌이라는 남자의 눈을 뜨게 만드는데……. 세상을 향해, 아니 자신의 세상이었던 해을을 향해 눈을 뜬 남자. 서이헌. 그의 사랑과 집착은 이제 시작이었다. * * * “긴장했네, 우리 을이.” “……부사장님.” “난 가끔 궁금해.” 긴장된 몸을 타고 그의 느른한 목소리가 귓가에 스며들었다. “네가 내 밑에서도 나를 그렇게 깍듯한 경어로 부를지.”
하느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 정말로 잘 살고, 잘 이혼할게요. 약속드려요. 정략결혼 상대와의 첫 만남. 모든 예상을 깨고, 이현이 마주한 건 자신이 10년째 좋아하는 배우 ‘서안’이다. 자신을 맞선 상대라 밝힌 그는, 저 역시 이현과 마찬가지로 결혼과 이혼이 필요하다 말하고, 이현은 그 말에 결혼을 승낙한다. 최애가 원한다는데, 최애가 원하는 걸 내가 해 줄 수 있는데, 결혼이 문제고 이혼이 문제인가? 어차피 바보 천치가 나왔어도 할 결혼과 이혼이었는데. 그 상대가 내 최애라니? 이게 로또가 아니면 뭘까. “나랑 결혼할 거예요?” “…할 거예요.” “이혼은?” “배우님이 원한다면….” 배우님이 원한다면 하늘에 별은 못 따다 주겠어요? 그깟 이혼? 열 번도 해 줄 수 있어요. 내가 지금보다 더 사랑에 빠져 허우적거려도, 꼭 해 줄게요. 이혼. . . . “갈 거잖아, 가버릴 거잖아.” “안 가요, 안 갈게요. 영원히 윤조 씨 옆에 있을게요.”
재수 옴 붙은 팔자라고 생각했다. 늘 조금씩 엇나가던 인생이었다. “너, 사씨 집안 23대손.” 그런 이영에게 어떤 남자가 찾아왔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어떤 요괴가 찾아왔다. 불가살(不可殺) 스스로를 요괴라고 소개한 남자는 자신을 할머니 친구라고 소개했다. 우리 할머니한테 이렇게 잘생기고, 부자인 친구가 있었구나. “너 그거 해야 해. 소원을 말해 봐.” “소원, 그게 뭔데요?” “네 꼬인 팔자 펴는 방법.” 이영도 모르게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오래된 전설과 같은 도깨비의 저주. 이영은 그 저주에서 벗어나야 했고, 사해가 그 방법을 곁에서 알려 줬다. 일명, 소원을 말해 봐. 집안의 저주를 알게 된 그 날부터 온갖 요괴들이 이영을 찾기 시작했다. 구렁덩덩 신선비는 유명 인플루언서고, 옥토끼는 사실 달이 아니라 치악산에 살았다. 옆동네 유명한 꼬마 박수무당은 사실 우투리고, 망태기 할아범은 요즘 전당포를 한다. “이거 진짜 내 팔자 펴지는 거 맞아요?” “맞아.” 요괴들의 소원을 들어주며 지내다 보니 어느새 행운은 바로 곁에 와 있었다. “왜, 행운이 찾아왔어?” 그 행운이, 불가살이라는 쇠를 먹는 요괴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하느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 정말로 잘 살고, 잘 이혼할게요. 약속드려요. 정략결혼 상대와의 첫 만남. 모든 예상을 깨고, 이현이 마주한 건 자신이 10년째 좋아하는 배우 ‘서안’이다. 자신을 맞선 상대라 밝힌 그는, 저 역시 이현과 마찬가지로 결혼과 이혼이 필요하다 말하고, 이현은 그 말에 결혼을 승낙한다. 최애가 원한다는데, 최애가 원하는 걸 내가 해 줄 수 있는데, 결혼이 문제고 이혼이 문제인가? 어차피 바보 천치가 나왔어도 할 결혼과 이혼이었는데. 그 상대가 내 최애라니? 이게 로또가 아니면 뭘까. “나랑 결혼할 거예요?” “…할 거예요.” “이혼은?” “배우님이 원한다면….” 배우님이 원한다면 하늘에 별은 못 따다 주겠어요? 그깟 이혼? 열 번도 해 줄 수 있어요. 내가 지금보다 더 사랑에 빠져 허우적거려도, 꼭 해 줄게요. 이혼. . . . “갈 거잖아, 가버릴 거잖아.” “안 가요, 안 갈게요. 영원히 윤조 씨 옆에 있을게요.”
27년간 모쏠 아닌 모쏠로 살아온 도영에겐 단 한 가지 소원이 있다. 바로 남자와 X스해 보는 것. “제발, 제 흉터도 괜찮다고 말하는 남자 좀 주세요. 저도 해 보고 싶어요… 상상으로 그리는 거 말고, 경험으로 그리고 싶어요! 제발 좀……!” 어릴 적 겪은 화재로 몸에 큰 흉터가 있는 그녀에겐 퍽 간절한 소원이었다. 소원이 이뤄졌을까? 그날부터 '핑크'가 꿈에 나오기 시작한다. 그것도 대학 시절 첫사랑, 제하 선배의 얼굴을 하고. *** 190cm에 가까운 키부터 얼굴, 집안, 재력까지 완벽에 가까운 남자 서제하. 유일한 흠이라면 동정이라는 것. 이유는 단 하나뿐이었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연인이 있으니까. 연인이 있는 여자를 좋아하니까. 그는 언젠가 도영이 자신의 연인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고, 자신이 도영의 운명이라는 것도 확신하고 있었다. 운명이 아니라면 운명으로 만들면 되는 일이었다. “어떤 새끼든 내가 더 잘생겼을 테니까.” …제하는 자신이 있었다. “도영이 너 일본 간 사이에 청첩장 모임도 했다, 네 청첩장 내가 받아왔어. 갈 거지?” “안 가, 너나 두 번 가.” 하지만 도영의 결혼 소식을 들은 어느 날, 무작정 떠난 곳에서 제하는 소원을 이뤄주는 분수에 동전을 던진다. 재혼도 좋다. 재혼도 어려우면 그냥 도영의 마지막 남자도 좋다…는 그딴 소원을. 분수가 소원을 들어준 걸까? 그날 밤부터 제하는 꿈속에서 도영을 보기 시작한다. 그것도 홀딱 벗은 도영을. 남의 연인을 탐하지 말라곤 하지만… “…꿈에서는 괜찮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