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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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한 백한 번째 회귀

“죽음이 두렵지 않은가?” “익숙합니다.” “익숙하다?” 가족들이 몰살당하고 전쟁 포로가 된 엘리아나. 제국의 황제 켄드릭에 의해 고통스럽게 처형당한 뒤로 그녀의 특별한, 하지만 반갑지 않은 능력이 발휘된다. 켄드릭을 처음 만났던 순간으로 돌아가는 것. 죽고, 또 죽고, 마침내 맞이한 백한 번째 회귀. 이번만은 절대로 능력을 쓰지 않고 그냥 생을 마감하려고 했는데. “당신이 날 떠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내 애까지 배고선?” 그녀에게 반한 황제가, 이번에는 그녀를 살리기 위해 애를 쓴다. 아니, 이제 와서? 늦어도 너무 늦은 거 아냐? 하지만 눈앞에 놓인 새로운 삶은 이미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로맨스의 맛

'누나는… 야구가 그렇게 좋아요?''그럼, 누나는 야구 볼 때가 가장 행복해. 우리 선호 조금 더 크면, 누나랑 같이 야구 보러 가자.'어린 선호가 그렁그렁한 눈으로 제게 하던 질문.남동생의 단짝 친구, 저를 따라다니는 귀여운 동네 꼬맹이.하지만 그뿐, 정말로 그뿐이었다."누나. …제가 왜 아직까지 순결한지 궁금하지 않으세요?""응? 아니 그게… 무슨….""전 나중에 언제가 되었든… 정말 사랑하는 사람하고 하고 싶어요.“그 쪼그맣던 꼬맹이가 언제 이렇게 큰 거지?운동선수답게 큰 키와 탄탄한 어깨, 남자다운 얼굴. 프로 데뷔 이후 승승장구 하고 있는 화려한 커리어까지.추억 속의 꼬맹이는 어느새 몰라보게 근사한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누나, 키스해도 돼요?""선호야. 자… 잠깐만….""왜…. 나 그동안 정말 많이 참았어요."늘 연애에 실패해왔다.언제나 상대에게 최선을 다했지만, 잇속을 챙기며 떠나가던 것은 남자들이었다.더 이상은 새로운 연애에 자신도 없고 욕심도 없었다.그런데, 그래야 하는데."누나. 너무 예뻐요…."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자꾸만 저 단단한 시선에 몸이 떨려온다.내가 정말 너를… 좋아해도 될까?*본 작품은 15세이용가로 개정되었습니다.

당신과 나의 시간이 만나는 순간

분명 흥에 겨워 잔뜩 술을 마시고 내 방에서 잠들었을 뿐인데.“옷 갈아입고 주방으로 내려와. 최대한 빨리.”뭐지? 아직 술이 안 깬 건가? 아니면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눈 떠 보니 황궁 주방 시종으로 빙의했다.한식당에서 구를 대로 굴렀는데, 황궁 주방이라고 다를 건 없지.할 수 있다, 서안나!“좋았어. 그 잘난 얼굴에 기분 좋은 미소를 잔뜩 머금게 해 주겠어.”의지를 다지고 본격적으로 요리에 착수해 황제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에는 성공했다.그러나.“처음엔 신기한 맛이었지만, 아무래도 같은 맛이라면 좀 질릴 것 같거든.”이 황제는 사람을 괴롭히는 것을 즐기는 고약한 성미를 가진 것 같다.“나는.”“꽤 마음에 들거든.”저기요, 주어가 빠졌잖아요. 내가 마음에 든다는 소리 맞나요?“네……. 요리 말이야.”가파르게 상승했던 심장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기분이었다.저기요? 설마 정말 그게 다인가요?

달콤한 계약

서준과의 재회는 상상했던 것처럼 애틋하지도, 달콤하지도 않았다. “내 곁에서 6개월 동안만 버텨 봐요. 계약된 날짜를 채우겠다는 조건에 합의한다면, 지금의 연봉에서 이십 프로의 금액을 계약금으로 선지급하겠습니다.”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예감이 들었지만, 달콤한 조건을 거부할 수가 없었다. 서준은 천천히 혜진의 삶에 스며들었고, 손쉽게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꿈이라면 영원히 깨고 싶지 않을 시간이었다. 혜진 몰래 진행되었던 서준의 계획을 알게 되기 전까지는. “사람 마음을 얻는 데, 그렇게 거창한 계획이 필요한 삶을 살았다니…….” “…….” “저는 전무님이 안쓰럽습니다.” 어차피 처음부터 시작되어서는 안 될 인연이었다. 삶의 구원이 되어 주었던 남자의 손을 놓는 일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아프고 쓰라린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