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담의 인생은 벼랑 끝까지 몰렸다.엄마의 자살, 빚만 남기고 떠난 아빠, 추악한 스캔들까지. 어떻게든 잘 살아보려고 아둥바둥 거렸다. 이제야 조금 인생이 평온해지려나 싶던 그때, 인생을 망친 그가 다시 찾아왔다.*입술이 벌어지는 틈을 타 거칠게 입을 맞췄다.“으읍. 나쁜 새끼.”예담은 도훤의 뺨을 힘차게 갈겼다.“하. 빌어먹게도 나쁘지가 않네.”“너, 너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미치도록 네가 싫은데. 지금 보니깐 이 감정은 다른 감정이었나 봐. 엿 같게도.”그녀의 반응을 예상했는지 도훤의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퍼졌다.“사예담. 너는 나한테 죽을 때까지 애증의 대상이야.”
마주친 시선에 사월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가 눈가에 매달린 사월의 눈물을 핥았다. 그녀는 눈물조차 달았다. “정중히 말해.” “하아······. 이제 그만, 그만해요.” 이번에는 마음에 들었는지 그의 행동이 멈추고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그래. 그렇게 해야 착한 아이지.” “······.” “황제인 내게 함부로 대들면 어찌 되는지 이제 알겠느냐. 이 나라에서는 내 말이 곧 법이니라.” 사월의 초점 없는 눈동자가 그를 가만히 올려다보았다. 촉촉이 젖은 그의 붉은 입술 사이로 그와 어울리지 않게 감미로운 음성 하나가 흘러 나왔다. “절대 잊지 말거라.”
수상한 문자가 다온에게 매번 날라 온다. 출근 첫날 다온은 스토커와 운동장에서 마주하고 끝내 스토커 품에 기절하고 만다. “제, 제 스토커 맞으시죠? 다온은 침착하게 물었지만 그럼에도 떨리는 목소리는 숨길 수가 없었다. “뭐?” 그는 어이가 없는지 자신의 머리를 쓸어 넘기고는 삐딱한 자세로 다온을 응시했다. “그 외모에 스토커라도 있는 거야? 아니지, 내가 그쪽 스토커라고 생각하는 거야?” “일주일 전 카페에서. 저······. 저한테 메시지 보내셨죠? 그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학교까지 따라오신 거예요? 저, 정말 뭐 하는 사람이에요?” 그가 기분 나쁜지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하, 사람을 뭘로 보고.” “뭐, 뭘로 보다니요······. ” 다온이 슬며시 뒷걸음을 치자 그가 다온의 팔목을 와락 붙잡았다. “어딜 가.” 그의 갈색 눈동자와 다온의 눈동자가 서로 마주했다. “여, 여기 학교예요. 제가 소리라도 지르면.” “이번에는 소리 지르게? 지금 보니깐 소리 내는 걸 엄청 좋아하네.” 괜스레 두려움이 물밀듯 밀려오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운동장에는 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이 그저 고요하기만 했다. “정말 나 몰라?” 그는 오히려 다온에게 ‘네가 어떻게 날 몰라.’ 하는 표정으로 묻고 있었다. “모, 몰라요······. 그, 그쪽이 누구신데요. 사람 잘못 보셨다니까요, 저는 그쪽이 찾는.” “너 맞아. 내가 찾는 사람.” 확고한 그의 음성에 다온은 더욱 당황스러웠다. “너 맞다고, 정. 다. 온.” 그의 입 꼬리가 씩 올라가더니 이내 다온의 귓가에 입술을 바짝 들이밀고는 뜨거운 바람을 연신 불어넣기 시작했다. 다온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 말문까지 막혔다. 얼굴만 잘생긴 또라이가 다온의 귀에다 신음소리를 토해내고 있었다. “이제 알겠냐. 내가 누군지?”
어릴 적 사고로 기억을 잃은 해라.더는 만나지 말았어야 할 남자와 운명적으로 만났다.“당신이 내가 찾는 여자였으면 좋겠어요.”그리고 그 남자와 저지른 하룻밤의 실수.속수무책으로 다가오는 온지후에게,해라는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너랑 그 남자는 절대 안 돼. 죽어도 안 돼, 해라야.”사라졌던 엄마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모든 진실을 마주한 해라는 그를 떠나야만 했다.***5년 후, 그와 똑닮은 아이와 함께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더는 만날 일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째서 그와 또 마주친 걸까.“하나만, 딱 한 번만 묻지. 날 진심으로 사랑한 적 있어?”“······없어요. 단 한순간도.”그의 고개가 천천히 올라가고 피식, 마른 웃음을 터트렸다."널 사랑했던 순간을 이제는 미치도록 후회해, 도해라."
어린 나이에 결혼한 라안은 남편과 행복한 결혼 생활을 보낸다. 행복도 잠시. 지속적인 시어머니의 언어적 정서적 폭력에 점점 웃음을 잃어가고 임신 압박까지 시달린다. 그런 와중에 유성 그룹이 부도 위기에 처하자 라안은 시아버지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지만 매정하게 거절당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는 검찰 조사를 받는 도중 자살하고, 큰 충격에 휩싸인 라안은 등산을 갔다가 절벽에서 떨어진다.강우는 의식을 잃고 누워있는 라안이 깨기만을 기다리고, 이를 보다못한 도 회장은 해외 지사로 강우를 보낸다.그리고 4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강우. 해원이 준비한 25주년 창립기념 파티에서 멀쩡한 모습의 아내 라안과 재회하는데…….“유라안…….”강우의 새까만 눈동자가 짙게 가라앉더니 목울대를 움직이며 긴 숨을 삼켰다. “병원에 누워있어야 할 사람이 어떻게 멀쩡하게 내 앞에 나타난 거야?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4년 동안 날 속인 거야!”“속이다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속인 건, 내가 아니라 오빠잖아요.”강우의 미간이 저절로 좁혀졌다.“뭐?”“나, 기억을 잃었어요. 오빠랑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요? 오빠랑 내가 결혼이라니 말도 안 돼요.”“너,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오빠랑 내가 무슨 결혼이에요. 난 오빠를 단 한 번도 남자로 생각한 적이 없는데.”거짓이 아니었다. 라안의 눈빛은 정말로 저를 사랑하는 눈빛이 아니었다.
상처가 많은 재이 앞에 자신과는 비교할 수 없는 남자 차건학이 나타났다.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도 사랑해 본 적도 없는 그녀가 처음으로 사랑하게 된 남자. “한재이 씨. 우리 선 넘어 볼래요?” 재이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상상만 하다 끝날 바에는 선을 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서 말하는 겁니다.” 2년을 짝사랑하던, 차건학 전무님의 전혀 예상치도 못한 제안이었다. 오늘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좋아하는 남자와의 하룻밤. 좋아하는 남자의 뜻밖의 제안. “한재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행복하게 해 줄게요.” 상상으로 끝났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사랑에 있어서 직진인 한재이를 사랑하게 되어 버린 건학. 행복한 두 사람 앞에 건학의 첫사랑이었던 윤수아가 다시 돌아오는데. 그리고. 가장 사랑했던 건학의 진실을 맞이한 순간, 재이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는 상상한 것과 달리 다른 사람이었다. “……전무님이 이런 사람인 걸 알았다면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을 거예요. 더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세요. 전무님.” 그가 자조적인 웃음을 내비쳤다. “후회할 텐데.” “후회요? 난 후회 안 해요. 전무님을 포기한 이후부터 후회 같은 거 안 하기로 했어요. 난 이제 전무님을 사랑하지 않으니까요.” 건학은 자신의 눈두덩이를 지그시 누르고는 두 눈을 천천히 감았다가 다시금 떴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한재이 너는 날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되지. 먼저 나를 유혹한 사람이 너잖아.” 차건학이 재이의 손목을 꽈악 붙잡고는 눈을 마주했다. 법칙을 순식간에 깨어 버리는 남자. 그의 은밀한 반란이 시작되었다.
“웃어야지. 미소야.”지태건의 커다란 손이 장미소의 여린 턱을 부서질 듯 강하게 움켜잡았다. 눈물로 엉망이 되어버린 그녀의 얼굴이 자연스레 제 앞에 있는 태건에게 향했다.우린 애초에 시작하면 안 되었다.“이러지 마요. 제발.”“뭘 이러지 말라는 거지, 난 도저히 이해 못 하겠는데.”처연하고도 아름다운 그녀의 눈가에 뜨거운 눈물이 연신 흘러내렸지만, 지태건은 꿈쩍도 않고 있었다. 오히려 그녀의 눈물이 가소롭다는 듯 피식, 마른 웃음만 터트릴 뿐이었다.“오빠, 제발······.”장미소의 애원에 지태건의 짙은 눈썹이 슬며시 들썩거렸다. 그가 제 눈썹을 쓸어내리며 조금도 다정하지 않은 음성으로 말했다.“내가 분명 말한 것 같은데.” 여전히 그의 오만한 눈빛만큼은 미소에게 떠나질 않고 있었다. “난 너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새끼고, 너한테만큼은 최상의 미덕을 베푼다고.”[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작품입니다.“손 한 번만 만져봐도 되겠습니까?”한 달마다 남성 목소리로 변하는 신기한 증상을 겪는 이현. 절친의 부탁으로 남자로 변장해 맞선 자리에 나가고 취향이 남다른 서도검을 만난다.“먹고 튀는 걸 좋아하는 건가. 그쪽은 자기소개 안 합니까.” “나…… 주입니다.”변태적인 성향을 지닌 남자는 대뜸 이현에게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한다.당황한 이현과 달리 서도검 이 남자의 음성은 깔끔했다. 애초에 목적이 이거였다는 듯.“처음은 불편할지 모르겠지만 하다 보면 곧 익숙해질 겁니다. 뭐, 즐기다 보면 또 모르죠. 나주 씨 성향이 어쩌면 이쪽이었을지도. 아니면 이미 같은 성향일지도?”빌어먹게도 운명의 장난은 이미 시작됐다.TM 그룹 총괄 대표 부사장 자리에 서도검이 오게 되고, 비밀스러운 1인 2역이 시작된다. “형이 너 때문에 죽겠다. 나주야.”그렇게 꼬셔댈 때는 언제고. 사랑의 감정이 싹트자마자 순식간에 차갑게 돌변했다. 서도검에 대해 알아갈수록 숨겨진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모든 것이 계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