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의 유학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프랑스 파리에서의 마지막 밤.“하아…… 당신 도대체 뭐야. 어?”“뭘 그렇게 궁금한 게 많아.”윤재는 마침내 해랑을 번쩍 안아 들고 침대 위로 올렸다.“어차피 우리. 또 볼 것도 아니잖아.”다시는 볼 수 없는 사이.이름도 나이도, 아무것도 물을 수 없는 그런 사이.우린 분명 그런 사이였는데…….귀국 후 참석한 가족 모임에 그 남자가 등장했다!“반갑습니다. 지윤재입니다.”프랑스에서 잊지 못할 하룻밤을 보낸 그 남자.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마법에 홀린 듯이 빠져들 것 같던 그 남자가 눈앞에 서 있었다.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지?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나와 하룻밤을 보낸 이 남자가 내 이복 언니의 약혼자이자 나의 형부가 될 사람이라고……?
2년간 회사 대표인 한결을 짝사랑해 온 연우.몇 초 후면 비서직 계약이 자동 소멸된다.“자고 싶어요.”“……?”“대표님이랑 자고 싶다구요. 오늘 밤.”한 번 자고 나면 지지부진한 짝사랑의 감정이 모두 정리될 줄 알았는데.다시는 한결과 마주칠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연우가 사직서를 내기 위해 다시 회사로 찾아간 그 날.“도 비서. 그거 알아? 사직서를 내는 것도, 계약 만료 핑계를 대는 것도. 나한텐 아무 소용 없다는 거.”“…….”“어차피 무슨 짓을 해도 도비서는 여기서 못 나가거든. 내 허락 없이는, 절대로.”늘 차갑기만 하던 한결이 어딘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교통사고로 죽은 오빠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재벌가에 가사 도우미로 입주한 지안.그녀에겐 물건의 기억을 읽을 수 있는 사이코메트리 능력이 있다.하지만."사모님께선 분명 제게 우태식 전무 감시만 하면 된다고 하셨고…….""남녀 사이에 뭔가 알고 싶은 게 있으면 기를 쓰고 달라붙어서 캐야 하는 거야. 내 말이 그렇게 어려워?"단순한 가사 도우미인 줄로만 알았던 일은, 태식을 위험에 빠뜨리기 위한 그의 큰어머니 박현아의 계략이었다."알고는 있는 거죠? 내가 눈치챈 이상 이 집에 오래 못 있을 거라는 거."내가 무슨 각오로 여기까지 왔는데.난 절대 안 나가. 아니, 못 나가.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지안은 태식과 손을 잡는다."만약 사모님이 저희 관계를 눈치채시기라도 하면요?""내가 책임질게요.""어떻게요.""어떻게든."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속, 손을 잡아줄 유일한 사람은 오직 태식뿐이었으니까.
“착하게 살지만 말고 좀 똑똑하게 살지 그랬어. 세상에 며느리랑 시어머니랑 골수가 우연히 일치한다는 게 쉬운 줄 아니?”친구는 배신,남편은 불륜,시어머니는 골수까지 빼먹기.짧다면 짧은 서른두 살 주애정의 인생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다 좋으니까, 제발 한서호텔 라운지만 아니게 해주세요. 제발, 제발……!”그리고 전남편과 결혼하기 전인 스물일곱 살로 돌아온 애정.그 자식들 얼굴에 침이라도 뱉어주려면 전남편과 또 선을 봐선 안 된다고!“마, 맞선이요! 맞선 기다리고 계신 거 맞죠?”전남편을 피하기 위해 우연히 서이경의 맞은편에 앉는다.“여기 앉은 이상, 나 말고 다른 남자 안 보는 게 룰인데.”“네?”“나 말고 다른 남자한테 눈 돌리지 말라구요. 나 그쪽 오래 기다렸는데.”기이할 정도로 직진하는 이경 덕에, 애정은 이혼녀 딱지 떼기도 전에 재혼을 하게 될 것 같단 예감이 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