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진정한 팬이라면, 개인 소유물로 보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이 좋은 사람 만나서 잘 사는 모습 보는 게 더 좋은 거 아니야? 혼자 늙어가는 모습 보면 그게 행복해? 그게 팬이야?” “하원씨.” “그게 팬이면 나 그런 팬 필요 없어. 넌 또 내가 팬 필요 없다는 말에 복에 겨웠다는 소리 할 수 있을진 모르겠는데, 그런 팬 100명, 1000명, 10000명 보다. 내가 행복해하는 모습 봐주며 좋아해 주는 그런 팬 1명만 있으면 돼.”
사랑이라는 건 어떠한 계기, 사건이 아니어도 되었다. 어느 순간, 이었다. 시간이 두 사람을 서로에게 스며들게 만들고 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막연한 어느 부분부터 줄곧 같은 감정을 싹틔웠던 것이었다. 같이 자라온 오랜 시간 동안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감정을 만들어 놓고 그 감정을 깨우칠 계기가 없었을 뿐. 뒤늦게 깨우친 젊은 20대의 감정. 어느 순간, 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