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슈티
에슈티
평균평점 3.50
그녀가 막 사는 법

대갑부의 첩, 전쟁 통에 폭삭 망한 졸부네 딸내미, 집문서 들고튄 부잣집 하녀. 온갖 소문을 몰고 다니는 정체 불명의 백수, 파이오트 펠. 그러나 사실 그녀는 사람을 유혹해 파멸에 이르게 하는 보석 윈즈말과 긴밀하게 엮여 있는, 이혼한 전(前) 황후였는데……. *** “넌 나쁜 여자야.” 단어 하나하나에 힘을 주며 로데인 황제가 말했다. 암, 나쁜 여자고말고. “그리고 난 그 나쁜 여자를 사랑하는 이상한 남자고.” “…….” “내가 말했잖아, 파이오트.” 그녀의 손을 놓고서, 로데인은 다시 봉인을 향해 손을 올렸다. 다시 붉은 빛이 봉인을 물들였다. 마력의 움직임으로 거센 바람이 불었고, 그의 눈동자가 일렁이며 붉게 빛났다. “넌 네 일을 해. 난 내 일을 할 거니까.”

루크 비셸 따라잡기
3.5 (1)

“또 사고 치면 루크 비셸에게 장가보내 버린다!” 에펜베르크 공작에게 ‘루크 비셸’이라는 이름은 마법의 주문과도 같았다. 루르드의 보석, 왕의 기사, 왕국 최고의 마물 사냥꾼, 불세출의 마검사 등. 루크 비셸은 자타가 공인하는 영웅이었으나, 공작의 어린 아들인 바스티안에게는 버거운 인물에 지나지 않았다. 피를 잔뜩 뒤집어쓴 채 걸어오는 루크 비셸을 보고 기절해 버린 바스티안. 그 후로 공작은 틈만 나면 그녀의 이름을 들먹였다. 천사같이 완벽한 외모와는 달리, 자기중심적이고 또라이 같은 성격의 아들을 다룰 방법은 이것뿐. 덕분에 수월하게 육아 고민도 해결됐겠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루크 비셸에게 감사의 말이라도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 * *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습니다.” 장성한 바스티안이 비장하게 입을 열었다. “이런 날? 무슨 날?” “제가 루크 비셸에게 장가가는 날 말입니다.” 공작은 들고 있던 찻잔을 그대로 바닥에 툭 떨어트렸다.

다정한 나의 배신자에게

제국에서 제일 유명한 살인자의 딸, 플로 크로이츠. 모든 건 플로가 탑에 갇혀 있던 아름다운 소녀, ‘리디’를 풀어 주었기 때문이었다. ‘리디를 찾아서 죽여 버릴 거야.’ 그 목적으로 살아온 10년이었다. * * * 아버지 대신 교단 소속의 퇴마 사제가 된 플로는 우연히 배교자인 하이어드 공작을 퇴마하게 된다. 그걸로 끝난 인연이라 생각했는데……. “저를 발닦개로 써 주십시오.” “예?” “그냥 저를 막 대하십시오!” 졸지에 고귀한 발닦개의 소유자가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