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는 기본에 고귀한 혈통과 천재적인 재능까지. 모든 것을 갖춘 언니의 경쟁자로 태어난 내가 그녀의 손에 죽는 것은 당연했다.한번 도망쳤더니 제국의 절반이 잿더미가 되기에 그냥 포기하고 죽었는데.슥-그녀의 차가운 검날이 목에 닿은 순간, 나는 8살로 회귀했다.“뭐야! 나 또 죽어야 해?”이번 생에는 그냥 당하지 않겠다고 작은 주먹을 꼭 쥐고 맹세했었는데,“하퍼, 내 동생아, 내 꿈이 부서져도 나는 너를 지키고 싶구나.”……어?“감히 루페르네 저택 안에서 하퍼 너를 해치려는 자를 또 보게 되다니 , 세상에는 미친놈들이 참으로 많다.”언니가 달라졌다. 아주 많이 달라졌다. *** “킬리언, 너는 나중에 뭐가 되고 싶어?”“네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데? 돈이 많은 상인?”“아니.”“공작?”나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그럼 황제는?”“……뭐?”“맞구나.”“…….”“너는 내가 황제가 되기를 바라는구나.”찰나의 순간 내 속마음이 표정으로 드러났던 걸까, 아니면 이 아이가 내 생각보다 더 예민했던 것일까.“그럼 난 황제가 될 거야, 하퍼. 다른 건 싫어.”그는 더 이상의 고민은 없다는 듯 내 손을 꼭 잡았다.일러스트 By 러기(@ruckcommi)타이틀디자인 By 타마(@fhxh0430)
“넌 어차피 나를 위해 살았잖아. 그러니까, 나를 위해 죽어 줘.”내 가장 친했던 친구가, 내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사랑하는 연인, 음악 그리고 내 목숨까지.그대로 죽은 줄 알았는데, 아이돌 데뷔 직전으로 돌아왔다.“넌 뭐야?”“글쎄요. 지금까지는 램프 엔터 연습생이었는데요.”나는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이제는 아니에요. 나갈 거라서.”*이번에는 내 발로 회사를 떠났다.높은 곳을 향해서, 더 가치 있는 원석을 찾기 위해서."박시연이라는 애, 진짜 특별했거든.그런 애가 데리고 있는 배우라면 뭐라도 있을 것 같단 말이야.”“제가 더블유 엔터로 가면, 박시연 매니저님이 저도 케어해 주실 수 있는 건가요?”“전에도 말씀드렸죠? 제 매니저, 우리 시연 언니가 다 코칭해 줬다고.언니 없었으면 저는 아무것도 못 했을 거라니까요.”이거 봐, 세상은 넓고 열정을 불태울 스타는 많다니까?파랑초록분홍 장편 소설 <망한 아이돌, 천재 매니저로 돌아오다>
신은 나를 증오한다. 그게 아니라면 이 정도로 모든 걸 빼앗진 않았을 거다.마력이 흐른다는 폐광산을 겨우 찾아냈더니.‘아이고, 어째. 높으신 분이 어제 똑같은 제안을 하지 뭐요.’계약금을 걸기 전날, 누군가가 선수를 쳤다.거지 패를 먹이고 재우며 사냥꾼 길드를 만들었더니.‘우리도 출세라는 걸 해 보고 싶거든. 은혜는 다음 생에 갚을게.’귀족가에서 기사 작위를 내리겠다며 큰돈을 주고 데려가 버렸다.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남은 재산을 다 털어 그림 한 점을 사고자 했다.‘보는 눈이 있군요. 제국민들도 그럴까요?’‘내가 그렇게 만들 거예요.’그러나 계약 직전, 화가는 나와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모든 게 실패한 불운한 삶.그 끝에 다다른 순간, 그 여자가 찾아왔다.“디테일한 게 헷갈릴 때는, 그냥 네 행보를 지켜봤지. 그러다가 마지막 순간에는 내가 조금 더 빨랐던 거야.”내 모든 계획을 빼앗은 단 한 사람, 그레이스 세르베.“내가 벤치마킹한 인물, 그게 바로 아이리스, 너야.”그녀는 빙의자였다.*그녀와 엉켜 싸우다 열여덟 살로 돌아왔다. 모든 것을 기억한 채로.“그랬구나.”나는 거울 앞에 서서 중얼거렸다.“나 정말 다 가졌었네.”그레이스, 네가 왜 그렇게 자신만만했었는지 아주 조금은 이해하겠어.세상의 비밀을 안다는 건, 정말로 강력한 무기였구나.파랑초록분홍 장편 소설 <빙의자에게 미래를 빼앗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