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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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연사실록(月戀私實錄)-황제의 여인

피바람이 불던 날, 유일하게 살아남은 마지막 아이. 희온.‘반역의 씨’라는 꼬리표를 숨긴 채, 월국의 황제가 있는 궁궐로 들어간다.하나, 현을 적(敵)으로 둔 숙명이거늘. 어찌하여 ‘사내’로 마음속에 품어버리고 만 것일까.“온아, 나는 널 마음에 담았다.”“매일 밤, 널 품고 잠이 들고 싶다 말하면 거절할 것이냐?”“앞으로는 항상 내 곁에 있거라.”다정한 목소리가 귓가에 내려앉아 지워지질 않고, 짙게 팬 슬픈 눈동자가 머릿속을 헤집는다.털어내고 떨쳐내려 해도 마치 놀리는 양 더 깊게 뿌리를 내린다.가져선 안 될 마음을 품고, 바라봐선 안 될 사내를 사랑하게 된 반역의 씨, 희온.그런 그녀를 처음이자 마지막 여인으로 가슴에 품은 황제, 현.달(月)과 별(星)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가슴 절절한 만월(滿月)의 빛이 지금, 당신의 마음속을 비집고 들어가 시리게 내려앉는다.

위험한 소원

취기를 빌려 소원을 빌었고, 눈앞에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타난 한 남자. 다신 마주칠 일 없다고 생각했던 야릇한 하룻밤의 첫 상대. “이번엔 더 진하게 어떻습니까.” “한번으론 아쉬워서.” 거부할 수 없는 인간자극제가 회사 상사인 것도 미치겠는데, 맹수처럼 달려들어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정신 차려야 해. 이러다 또 호구 되면 안 된다고!

그곳에 네가 있었다

“하루만 여자 친구 해 줘, 서율.”엄마의 목숨값을 시원하게 날려 먹은 아버지를 죽이고 싶던 날.괴로움으로 도망친 비밀 공간에서 율은 도건을 만난다.그곳에서 마주하게 된 달콤한 제안.미친놈이라 생각했지만, 이 악물고 수락했다.이유는 단 하나, 돈이 필요했으니까.하지만 보기 좋게 모든 걸 망치고 도망치듯 떠나 버린 율.8년 후.벼랑 끝에 내몰린 그녀의 구렁텅이 삶에, 다시 한번 그가 나타난다.“여자 친구는 필요 없고, 약혼자가 필요해.”말도 안 되는 위험한 제안을 들고서.“목숨까지 바칠 정도로 사랑할.……나랑 한 번 더 거래할래?”분명, 밑바닥 인생에서 벗어나기 위한 ‘거래’일 뿐이었는데.도건은 선을 넘어 율의 뿌리를 뒤흔들기 시작한다.“네가 착각하는 게 있는 것 같은데,이 거래는 내가 끝내고 싶을 때 끝나. 서율한테는 선택권 없어.”

당신이 필요한 이유

‘내가 꼭 너 구원해 주겠다고.’꿈 같은 말로 마음을 헤집어 놓고 사라졌던 남자가 11년 만에 나타났다.장대비가 쏟아지던 날, 선 자리에서 죽을힘을 다해 도망친 제 앞에.“나랑 결혼하자.”“그게 무슨…….”“약속했었잖아, 네가 내 목숨 구해줬으니까 나도 그러겠다고.”감히 넘볼 수 없는 상대라 생각했지만, 우습게도 좋다고 했다.학대당하며 살아가는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처음 본 순간부터 감히 마음에 품어 온 사람이라서.“명목상 내세울 결혼이 필요한 것뿐이야, 사업적으로.”그런데, 사업적으로 필요할 뿐이라던 남자는자꾸 사람 마음을 헤집고 마치 자신을 기다려 온 것처럼 행동한다.“네 생각 계속했어.”“그게 무슨 말이에요?”“나는 네가 내 곁에서 진짜로 행복해졌으면 해.”자신과 많이 닮아 있는 이 남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엄마를 잡아먹었다는 나와 형을 죽였다는 당신.우리는 이 지옥 같은 구렁텅이에서 서로를 구원할 수 있을까?

본능에 충실할 때

시작은 단순했다. “상무님. 제가…… 하면 안 될까요? 제가 상무님 여자 친구…….” 죽어라 모은 엄마의 치료비를 하나뿐인 피붙이가 들고 잠적해 버렸으니, 벼랑 끝에서 떠오른 방법은 이것뿐이었다. “연기 연습도 하고 뭐든 하겠습니다. 문제없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그러니까 제가 상무님 선 자리 때 여자 친구 역할 하게 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어차피 매번 사람을 구하는 것보단 나을 거라고. 그 사람들한테 줄 돈을 나한테 달라고. 일하는 것처럼 서로 원하는 걸 해 주면 되지 않냐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임 비서한테 이런 면이 있었나.” 남자의 눈이 평소와는 다르게 번뜩였다. 꼭 한 마리의 짐승이 되어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것만 같았다. “난 할 거면 끝까지 하고 싶은데. 그래야 감정 이입도 더 잘 되고.” 남자가 거리를 좁혀 코앞까지 다가왔다. 그리고 커다란 손을 들어 압박하듯 작은 턱을 움켜잡았다. “임 비서, 내가 상사가 아니라 남자일 땐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어요.” 이건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지만, 떨리는 속을 감추고 당돌하게 대답했다. “상관없습니다. 원하신다면 뭐든 다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