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 정운국의 황제. 자신을 낳아준 모후의 죽음에도 눈물 한방을 흘리지 않는 냉혈한.서희의 손길에 병든 마음이 서서히 열리고 집착을 하게 된다. 서희-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을 뿐인데 황제의 집요한 시선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다. 어느 밤 자객들에게 공격을 당한 황태자 이윤은 자신을 도운 서희로부터 태어나 처음으로 따스한 감정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자취를 감춘 서희를 몇 년 만에 찾아내고, 그의 옆에 옭아매려한다. 그는 그 자리에 우뚝 선 채 그녀의 발을 내려다보았다. 그가 입을 맞추어 주었던 그 발이 상처투성이였다.버선도 신지 않고 맨발로 헤맨 것인지 찢어지고 피가 나와 마른 흙바닥을 천천히 적셔 발이 닿았던 자리가 피로 흥건했다.이런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다. 그는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상처 난 발을 큰 손으로 감싸 쥐었다.그러자 서희의 떨림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그는 그 상처를 외면하듯이 눈을 감았다.더 냉정하고, 더 악한 모습을 보여야 했건만. 더는 그리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여인과 아이가 아파하고 있었다.더 잔악하게 굴었다가는 영원히 후회할 일이 벌어질 것이다.“날 그냥 두지 않으십니다. 이렇게 된 이상 날 원망해도 소용없습니다. 그리 놓아드렸건만, 이번에도 그대가 먼저 다가온 것입니다. 무섭다 하지 마세요. 그러면 내가 불쌍해지지 않습니까.”[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