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도 희미한 15년 전, 과거 속에서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남자.처음 본 순간부터 무턱대고 결혼을 요구하는데…….이 남자 때문에 한껏 우울해진 서연오.“메리지 블루(Marriage Blue : 결혼 전 우울증세)로군. 너 말이야.”문득 들려온 기진의 말에 바닥에 떨어뜨리고 있던 연오의 시선이 기진의 얼굴 쪽으로 향했다. 여전히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뜻 모를 비딱한 미소를 머금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던 그가 의아한 표정의 그녀를 향해 덧붙였다.“메리지 블루, 고쳐 줄까?”그의 표정은 무척이나 진지했다.순진한 연오는 역시나 기진이 던진 미끼를 덥석 물고 말았다.“어, 어떻게요?”그녀가 걸려들 줄 예상했다는 듯, 그의 입매가 매력적으로 살짝 말려 올라갔다.<[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자신을 옭아맨 죄책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하루하루 허덕이며 살아가던 이수연.그런 그녀의 삶에서 권지헌은 유일한 희망이며 구원이었다.“이 시간부터 당신은 해고야. 난 이제부터 당신 상사는 안 하기로 했어.”“사, 사직서는….”“그리고 이제 다른 관계가 되었으면 해.”해고 이야기에 겨우 정상을 되찾았던 수연의 심장 박동이 이제 고장 난 엔진처럼 무시무시한 굉음을 내며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했다. 저절로 말이 더듬어졌다.“제, 제가 일 말고 무슨 관계로 사장님과 만나죠?”“만나는 거 말고.”“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건지 전 도무지….”여전히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수연에게 지헌이 뜸 들이지 않고 곧바로 직격탄을 날렸다.“같이 살아줬으면 해.”“사장님!”<[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