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공작가의 천덕꾸러기 아비가일 리우. 공작 위가 탐난 나머지 동생을 밀고했다는 누명을 쓴 채로 황태자를 구하고 죽음을 맞는다. 되돌아온 생. 이번 생에는 매사에 무심하기로 했다. 그런데 내내 저를 싫어하던 여동생은 어쩐지 자꾸만 엉기고 덕분에 의도치 않게 여동생의 약혼자가 될 예정인 황태자와도 자주 마주친다. 그런데 이 남자 어딘가 많이 허술하다. 이래서야 리우 공작가를 구하고 황제가 될 수 있을까? "우리가 이럴 사이는 아니잖아요?" 아비가일은 침을 꿀꺽 삼켰다. 바짝 마른 입안이 까슬하게 느껴졌다. 푸른 눈동자가 집요하게 저를 응시하고 있었다. 가까스로 가벼운 미소를 꾸며낸 아비가일이 입을 열었다. "엘리자베스는 아까 정원으로 나갔답니다." 함께 나간 사람이 코니어즈라는 사실까지는 차마 말할 수 없던 아비가일이 황태자의 시선을 피했다. 여동생은 제 약혼자 보좌관과 바람이 난 듯 보이고 그 약혼자는 또 자신에게 자꾸만 엉기고.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 아비가일이 초조하게 제 입술을 물어뜯었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황태자의 느른한 손길이 아비가일의 턱을 가볍게 쓸었다. 남자의 굳은살 박인 손이 피부에 닿는 순간 등 뒤로 소름이 돋고 발끝으로부터 찌릿한 감각이 타고 올랐다.
역모에 휘말려 죽는 망한 조연에 빙의했다. 집채를 삼키는 불길을 보며 그 빌어먹을 사실을 깨달은 것도 잠시. 산 사람은 살아야지! 신분을 숨기려 남장을 하고, 한과가게를 꾸리며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는데 전(前) 정혼자, 제안대군이 가게에 찾아오는 것도 모자라 자꾸만 제게 관심을 보인다. 그만해! 우리의 인연은 이미 끊겼다고요! “사는 게 암담할 때도 있지만 그 속에서도 꽃은 피고 노을은 지고 과자는 맛있는 법이지요” 과자 장인 이서와 제안대군의 달콤살벌 로맨스. ※해당 작품은 조선 시대를 기반으로 한 가상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