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
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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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 동화의 흑막 엔딩을 찾아 버렸다

동화 <아가씨와 장난감 병정>에 빙의해 버렸다.당연히 내 남편은 백마 탄 왕자님이나 재력 빵빵한 공자님, 하다못해 잘생긴 푸줏간집 아들일 줄 알았는데…….내 남편이 장난감 병정님이란다. 그 왜, 나무로 조각된 목각 인형-“……아프면 말해요.”다짜고짜 결혼 첫날밤, 생각보다 낮은 장난감 병정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앞이 보이지 않고 목소리만 귓가에 맴돌자 온몸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용기를 내서 꼭 감고 있었던 눈을 뜨자 달빛에 어렴풋한 모습이 비쳤다. 그 순간, 나는 숨을 멈추고 말았다.곧게 뻗은 코, 다부진 턱, 모든 것이 조화롭게 빚어진 이목구비. 그리고 달빛을 받아 요염하게 흘러내리는 검은 머리칼.장난감 병정의 모습은 사라지고 아득하게 아름다운 남자의 형상이 드러났다.* * *좋은 건 더 자주 보면 좋다고, 나는 장난감 병정님을 완전한 인간으로 만들기 위한 묘약을 만들었다.그런데, “넌 누구지?”묘약을 마신 메이슨이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무슨 이유로 내 옆에 있는 거야.”서늘한 검기가 내 몸을 휘감았다.“메, 메이슨……?”“그딴 이름으로 부르지 마.”미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버렸다.다신 되돌릴 수 없는.

기꺼이 가짜가 되어드릴게요

[블랜디드 가는 반드시 한 세대의 여자아이를 칼리우스 가의 공작과 정략결혼 시켜야 한다.] 허나 칼리우스 공작의 정략결혼 상대였던 실리아 블랜디드는 어릴 적 마차 사고로 죽어버리고. 이미 죽은 진짜 실리아를 대신하여 블랜디드 백작은 고아 출신 가짜를 진짜로 위장한다. 가짜 실리아 블랜디드. 그게 내가 빙의한 원작의 인물이었다. 이후 원작 남주인 칼리우스 공작에게 가짜라는 게 밝혀져 죽임을 당하는 역할이었지만, 나는 슬프지 않았다. 이전 생에는 상상도 못 했던 가족들의 사랑을 받았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기에 기꺼이 가짜가 되려 했다. 그런데 주변 인물들이 원작과는 다른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실리아, 너를 데리러 왔단다." 이상할 정도로 내게 헌신하는 양오빠와. "......나도 미친개가 따로 없지. 안달 나서 달려오는 꼴이." 묘하게 나를 신경 쓰는 남편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