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실 공무원 생활 반년 차, 색정광 황제가 집적거리기 시작했다. 블랑카 웨스트모어. 누구나 무심코 그녀의 머리에 손이 가는, 세상 귀여운 외모를 가진 그녀는 제국 황실의 말단 공무원. 제국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황실 재무부에 뛰어든 지 반년 차. 재무대신 보조관으로서 야무지게 생활하려고 했지만. “내 첩이 되는 건 어때? 나 보기만큼 잘하는데.” ……황제 폐하가 나에게 반해버린 것 같다? 이 꽃 같은 황제 폐하께서는 왜 시도 때도 없이 집적거리시는지? 아니, 대체 왜 이렇게 막 사는 건데?! 만인의 귀여움을 받는 블랑카. 여러 숨가쁜 사건들을 겪으며 그녀는 제국의 현 황제 노아를 둘러싼, 황실에 얽힌 비밀을 눈치채게 된다. “만약에 내가, 그대가 지금껏 알아 왔던 남자가 아니라면 어떨 것 같아?” 황태자 시절엔 모든 면에서 완벽했던 그가 황위를 계승해서 황제가 된 이후에는 색정광이 된 원인. 황제 폐하는 정말 ‘인간’이 맞는 걸까? 그리고, 숨겨진 비밀이 과연 그것 뿐일까? 블랑카는 그녀를 감싼 수수께끼를 하나씩 풀어가게 되는데….
‘내가 죽였던 이가 나를 사랑한다.’ ‘그는 나의 빛이었고, 나는 그의 그림자였다. 그가 양이라면, 나는 음이었다. 어쩌면 그래서였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회귀가 겹쳐 0을 만들어낸 건.’ 제국 내에 악명 높은 교황의 사생아인 리체 메르시와, 모종의 이유로 죽어야만 했던 비운의 황태자 제논 논티어 카일하르트. 흑백논리에 갇혀 스스로 그림자를 자처하는 이와, 태생부터 어둠을 모르던 타고난 태양인 이가 서로 깊게 엮였다. 사랑을 앓게 되었다. “아무렇지도 않았어, 리체? 독이 든 잔으로 내게 건배를 청할 때도…….” 운명의 붉은 실로 서로가 서로에게 얽혀버린 계략 커플의 치열한 성장 로맨스. 치명적이고 절절한 로맨스와, 동시에 치열하고 처절한 성장. “하나만 묻자, 리체. 그대는 살고 싶어?” “네, 살고 싶어요.” 3년 전 제논의 탄신 연회 후, 완전히 삶의 의지를 상실한 리체 앞에…… 죽은 줄 알았던 제논이 살아 돌아왔다. 그녀의 세 번째 약혼자가 되어서. “그대에게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게 있어.” “뭐죠?” “계약.” 서로를 살리기 위해 삶도 죽음도 감수한 리체와 제논. 또다시 다가오는 시련 속에서 과연 그들은 이번에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내 모든 걸 짓밟고 불사른 남자, 세상에서 유일하게 사랑한 동생을 죽인 약탈자의 전리품이 되었다. “그래도 넌 날 받아들여야 할 거야, 이사벨.” 삶은 생지옥 같았으나 끝까지 버티고 살아남아야 했다. 동생의 예언대로 시황제 카일하르트에게 안겨, 이 세상을 구원할 아이를 잉태해야 하니까. 우리가 서로에게 잔인했던, 맞닿아 상처 냈던, 그럼에도 뒤엉킬 수밖에 없던 시간. <내 아이를 훔친 밤>. * “사실인가요. 당신이 처음부터 아이를 원하지 않았단 게?” 꽃은 뿌리가 잘렸고 가시가 없었다. 혹시라도 감상하다 손이라도 찔릴까 완벽하게 처리된 거였다. 당연하다는 듯 넘겨왔던 광경이 다시 보인다. “이사벨.” 모조리 다 거슬려서 목가 옷깃을 쥐어 뜯으며 엉망이 된 숨을 끊어 뱉는데 아, 그쯤에서 카일하르트의 그림자가 꽃을 짓밟는다. “우리가, 우리가 악연이란 건 알았는데. 그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 희뿌옇게 흐려진 그들 주변 모든 게 탈색되는 순간, 픽 웃음이 났다. “안 돼, 이사벨!” 내가 선택한 미래야. 지켜봐. 내 가족과, 내 아이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