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이 싫어하는 어머니에게 휘둘려 기분을 망친 어느 날. 확실한 해소 방법이 필요했다. 이단영의 살을 깨무는 것 같은.“잠깐, 잠깐만, 안 돼…….”“거짓말.”단영의 거절은 윤오에겐 우스운 저항이었다. 흥분에 거칠어진 숨결이 얼어붙은 듯 굳어진 목덜미를 데웠다. “이단영. 내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어차피 나랑 상관없는 일이잖아.”윤오는 결코 그 속을 보여주지 않는 단영에게 자꾸만 비뚤어진 욕망이 넘실대는 걸 멈출 수 없는데. “눈 감지 마.”“…….”“우리 말곤 아무도 없어.”그렇게 단영은 도망치지도 다가가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고였다. 윤오가 고개를 돌리면 보이고, 손을 뻗으면 닿는 자리에. 갑작스레 역류한 제 마음을 억지로 그치지 못한 채.[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수정된 작품입니다.]
아픈 동생, 허영을 버리지 못하는 어머니.기울어져만 가는 집에서 피아니스트로 성공한 은수는외조부 때부터 연을 맺어 온선온그룹의 후계자 해영을 내내 짝사랑해 왔다.하지만 해영의 부름에 설렘을 안고 나간 자리에서,은수는 어머니가 선온재단에외조부의 유산인 아트홀과 함께자신을 팔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심지어 해영이 그룹을 물려받기 위해서는은수와 결혼해야 한다는 조건까지 오간 상황.해영은 은수에게 계약 결혼을 제안하고,은수는 영영 해영의 마음을 얻을 수 없으리라는 생각에 절망에 빠진다.“답답하고 숨 막혀. 진저리 나. 내가 있는 공간에 네가 같이 있다는 게.”자신을 팔아 선온의 사람이 될 생각뿐인 어머니와그의 집안에 기생하는 자신을 경멸하는 해영의 사이에서은수는 점점 메말라 가는데…….“다른 생각 같은 건 집어치워.”“…….”“넌 내 소유야.”#계약관계 #갑을관계 #순정녀 #상처녀 #후회남
“기사 카일 베니쉬 아일에게 명하노니, 공주 클로에 데니아의 반려가 되어라.” 아일 공작가와 왕가의 오래된 언약 때문에 억지로 인연을 맺게 된 카일과 클로에. 아버지를 여의고 한순간에 가주가 되어 버린 카일은 가문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공주를 받아들인다. 하지만 클로에는 남주인공인 카일의 마음을 모두 알고 있다. 또한 그의 진정한 반려, 여주인공 로잔이 곧 등장할 것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이 세계는 그녀가 이미 읽은 소설 속 이야기였기에. 그러나 클로에는 자신이 카일에게 첫눈에 반해 버릴 것이라는 사실은 미처 알 수 없었다. 앞으로의 일들을 알고 있음에도 결국 카일을 깊이 사랑하게 된 클로에. 그녀는 카일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그에게 약속한다. “……1년 뒤, 당신과 이혼해 줄게요.” *** 사계절이 지나 새로이 봄을 맞이한 클로에. 로잔의 등장을 앞두고 그녀는 카일에게 이별을 고하는데……. “그때가 왔어요. 카일. 우리 이혼해요.” “……전 공주님과 헤어지지 않을 겁니다.” 원래 제 연인이어야 할 로잔을 지나친 채 클로에에게 손을 내미는 카일. 원작의 주인공인 그가 직접 이야기를 비틀기 시작했다! 엇갈리기 시작한 이들의 운명은 과연?
<불완전한 계약 연애> 그러니까 이 관계는 처음부터 꼬인 거였다. 수연이 이경그룹의 삼남, 그것도 권력욕 따위 전혀 없는 인혁의 ‘딸’이라는 것은 세간의 눈에는 그저 축복이었다. 우습게도 제 할아버지의 권력욕을 닮은 수연에게는 그 자리가 감옥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게 문제였지만. 수연은 집안의 보탬 따위로 소모되기 위해, 인형처럼 팔려가는 건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날고 기는 사촌들을 넘어서야만 했다. 그래서 그녀는 선을. 아니, 남자를 이용하기로 했다.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이경그룹의 위에 올라서기 위해. 그러나. “차수연.” 그녀 인생 최초의 좌절감을 안겼던. 그녀 인생 최초의 굴욕감을 주었던. PA전자 외손주, 윤재하가 나타난 그 순간 모든 것이 조금씩 틀어지게 된다. “결혼은.” 수연이 이용하고자 한 윤재하라는 남자는. “아직 이른데.” 언제나 그녀의 생각을 넘어서는 사람이었고. “약혼을 전제로 한, 연애는 어때.” 그렇게 동상이몽의 불완전한 계약 연애까지 시작시켜 버렸다.
그가 눈길 위에 발자국을 내며 걸어오던 그 순간부터, 모든 것이 완벽했다. “빼앗아 가지는 게, 이런 기분이군. 상상한 것보다도 더 즐거워.” 운명 같던 그와의 사랑이 전부 환상이라는 것을 알기 전까지는. * * * 연수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손목이 붙잡혔다는 것을 인지하기 무섭게, 그에게 당겨진 대로 끌려갔다. “뭐 하는 거예요. 놔줘요.” “아직까지는 내 아내라며.” 하준이 그녀의 등을 끌어안으며 거세게 당겼다. “내일부터는 당신 아내 안 할 거예요.” “숨지 마. 연수야.” 연수가 무심코 눈을 깜빡였다. “난 너랑 이혼 안 할 거니까.”
새영은 벼랑 끝에 서 있는 여자였다. 부정으로 태어난 혼외자, 먼지처럼 미미하고 안개 너머의 풍경처럼 희미한 여자. 도살장에 끌려온 듯한 표정으로 반지를 받았던 약혼녀. 죽을 것 같은 표정에 연민이라도 생긴 것일까. 지운은 그녀가 도망칠 시간을 벌어 주기 위해 3년을 떠나 있었다. 3년 뒤, 아버지의 죽음으로 돌아온 한국.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3년 만에 재회한 여자가 말한다. 결혼해 달라고. “난 뭐든 할 생각이에요.” “그럼 벗어 봐요. 여기서.”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 모든 것을 내거는 새영에, 생각지도 못한 욕망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