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모나
크레모나
평균평점 5.00
변주곡, 회귀물의 최대 피해자에게 빙의했다
5.0 (1)

“그대와 파혼하겠습니다.” 전 남친에게 살해당한 나, 눈을 뜨니 내가 읽던 소설에 빙의했다. 파혼당해 자살하는 단역으로. 그런데 이 캐릭터, 그토록 꿈꾸던 ‘돈 많은 백수’가 되기 딱 좋은 게 아닌가. 원작 설정 따윈 개나 주고 에브게니아 카스티아로 당당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려고 했건만. “나는 정말 그대와 혼인을 원해. 여러모로 내게 도움이 되니까. 그리고 그대에게도 도움이 되잖아?” 성격은 나쁜데 외모만은 내 취향인 또 다른 단역, 피츠로이 대공과 계약 결혼이라니. 이건 원작에도 없는 설정이라고!! 심지어 질척대는 전 약혼자와 나를 눈엣가시로 여기는 황제의 딸까지. 이 소설 도대체 어쩌자고 이렇게 진행되는 걸까?

그 귀족 영애가 코르셋을 벗은 사정

어느 날 눈을 떠 보니 처음 보는 세상에 떨어져 있었다. 그곳에선 모두가 그녀를 세리나 드 테네브라고 불렀다. 아무리 그녀가 아니라고 외치고 또 외쳐도.“네가 영영 깨어나지 않는 줄 알았어.”자신을 끌어안고 절절하게 속삭이던 남자, 블레이크 후작.그는 모든 진실을 알고도 그녀를 품에서 놓지 않았다.“전 세리나가 아니에요.”“앞으론 그녀가 되어야 합니다.”흐릿하게 미소 지은 블레이크는 거절하기엔 너무 매혹적인 제안을 꺼내 들었다. *** “여인은 그저 꽃같이 웃으며 활짝 빛나는 것이 미덕이지요.”여인은 그저 잘 그려진 그림처럼 존재하는 곳. 에스텔라, 아니 세리나는 그들과 같은 여인이 될 생각이 없었다. 입술 끝에 매단 냉소를 숨기지 않은 채, 그녀가 안타깝다는 듯 내뱉었다.“그럼 그냥 꽃으로 태어날 걸 그랬나 봐요. 어쩌다 말도, 생각도 할 수 있는 인간으로 태어나선.”타인의 따가운 시선에도 굴하지 않고 에스텔라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능력을 펼쳐 보인다.“나는 언제나 그대를 지지해.”늘 한 걸음 뒤에서 그녀를 지켜봐 주던 그가 눈이 부실 만큼 찬란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