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한은 손수 세린의 샌들을 다시 신겨 주려 한쪽 무릎을 꿇고 바닥에 앉았다. “그러지 마세요. 제가 할게요.” 세린이 허리를 숙였을 때, 태한이 고개를 들고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그녀를 품에 안고 있는 그 순간 만큼은 세린이 온전히 자신의 것이라는 확신을 얻을 수 있다. 공허함을 채우려는 본능적인 욕망에 태한은 그녀의 몸에 집착하고 또 집착했다. 그는 세린을 들어올렸다. 세린은 허공에 들어올려져 그의 목을 꽉 끌어 안았다. "왜, 왜요?" 태한은 입을 굳게 다물고는 세린을 안은 채 침실 문을 발로 차서 열었다. 넓은 침실, 바다에 반쯤 잠긴 창문으로 노을이 비껴 들어오는 하얀 침대가 있었다. *** 애틋한 첫사랑이 재벌 2세가 되어 나타났다. 결혼하자. 정혼자가 있는 그의 느닷없는 제안. 사랑없는 이 결혼은 구원일까...?
“잘됐어. 임신이면 마음껏 못하잖아.” 대 명신그룹의 신데렐라 서지수.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그녀의 일상은 가시밭길이었다. 주위의 시기와 질투, 시댁의 괴롭힘과 남편의 무심함에 지수는 갈수록 지쳐만 간다. “출장 가기 전에는 그렇게 매달리더니, 왜? 그새 다른 애인이라도 만들었어?”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세요.” 유산 사실을 모르는 성현은 계속해서 욕정을 드러내고. 지수는 그의 마음이 떠날까 두려우면서도 시어머니의 당부가 떠올라 애써 그를 밀어낸다. “힘들면 하지 마. 그만해도 돼.” 이혼을 암시하는 성현의 말에 겁을 먹은 지수는 고민 끝에 유산 사실을 고백하지만. 기공식에서의 사고로 불임 판정을 받자 성현의 태도는 한층 더 차가워진다. 집에 오지 않는 성현만을 기다리던 지수는 끝끝내 눈물을 보이고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