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지마요
참지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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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히어로

“저기, 고맙습니다.” 도움을 받은 초보가 다가와 인사했다. 윤아는 기분이 좋아졌다. ‘이 맛에 사람들 도와주는 것 같아.’ 윤아는 모니터 뒤에서 살짝 웃었다. *     *     * 현관 서랍장 위. 가지런히 놓여 있는 박스들. 스윽― 장갑과 마스크 박스였다. 수호는 각각 박스에서 꺼내 검은 라텍스 장갑과 마스크까지 썼다. “이제 가볼까.” 완전무장한 수호가 현관문을 열었다. 칙― 소독약 뿌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너여야만 하는 이유

“안녕.” 처음 보는 남자애였다. 윤서와 같은 교복을 입은. ***  윤서의 눈앞에 큰 그림자가 보였다. 코트를 입은 남자였다. 남자의 바지자락은 보이지 않았다. “으흐흐흐…….” 기괴한 웃음소리. 남자가 코트를 펼치려던 그때였다. 누군가 윤서와 남자 사이에 끼어들었다. 윤서의 눈에 듬직한 등만 보였다. “당신 뭐야.” 싸늘한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의 주인은 도현이었다.

요구르트 한 잔 할래요

“태혁 씨도 인사 좀 하세요.” “…예?” “인사 잘 해서 손해 볼 일 없잖아요. 영업하기에도 인사성 밝으면 더 좋고요.” “꼭 우리 할아버지처럼 말씀하시네요.” “거봐요. 이게 다 삶의 지혜라는 거예요.” 태혁은 피식 웃었다. 아영의 잔소리가 왠지 싫지 않았다. *     *     * “아까 고마웠어요.” “아영 씨에게 배운 대로 해본 겁니다.” “네?” 태혁은 아영을 빤히 쳐다봤다. “인사 잘 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아, 그거.” 아영은 쿡쿡, 하고 웃었다. “잠깐 기다려보실래요?” “어디 가십니까?” “여기 있어 봐요.” 가게 옆 편의점을 들렀다 나온 아영이 태혁에게 뭔가를 건넸다. “이게 뭡니까?” “요구르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