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조용.” 담임선생님이 손뼉을 쳤다. 평소답지 않게 잠잠해졌다. 모든 눈이 전학생에게 쏠렸기 때문이다. 궁금하다는 듯 눈빛들이 반짝였다. “전학생이 왔다.” 선생님 옆에는 한 남학생이 서 있었다. 그제야 수연이 칠판 쪽을 바라봤다. 훤칠하고 훈훈한 외모를 지닌 남학생. 연예인 같은 외모의 그가 싱긋 웃고 있었다. “안녕, 난 김태헌이야.” * * * 태헌이 수연과 눈빛이 닿았다. 그러고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돌린다. “내가 좋아해.” 태헌이 민정의 눈을 보며 말했다.
촤아. 푸른빛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다. 파도가 시원하게 치고 있었다. ‘좋긴 하네.’ 드넓게 펼쳐진 바다 너머 지평선. 그 끄트머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 * * 사박. 모래 소리가 들렸다. 시선이 옆으로 갔다. 한 남자가 바다를 향해 걸어왔다. 그러고는 가만히 서서 서담처럼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딘가 슬퍼 보이는 눈빛이었다. ‘저 사람은.’ 버스에서 봤던 그 남자였다. 시선을 느낀 그가 문득 눈길을 돌렸다. 둘의 눈이 마주쳤다.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이야기.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거꾸로 신은 군화.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리라고는. *** 다시 휴대폰이 울렸다. 자연스레 한숨이 나왔다. “하아… 이다인.” 소연은 중얼거리며 휴대폰을 집었다. 그런데. “…누구지?” 처음 보는 아이디였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윤나정의 남자친구입니다.] “…허?”
도현이 자리를 떠난 후. 옆집 현관문이 살살 열렸다. 끼익― 한 여자가 고개를 내민다. 복도를 살폈다. “…응?” 문이 열리면서 쪽지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는 몸을 굽혀 쪽지를 주웠다. [새로 이사 온… 음료를…….] 히죽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음료까지 둔 마음씨가 나쁘지 않았다. *** 멀리서 한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뭐야…….’ 여자의 표정이 상당히 불안해 보였다. ‘…내 얼굴 때문인가?’ 도현은 최대한 인자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여자가 달려왔다. 턱! “자기야!”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