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서 더 짙은 그 남자의 치명적인 유혹> “누가 들으면 당신이 날 사랑하기라도 하는 줄 알겠어요.” “사랑이라……. 뭐 네가 원한다면 그것까지 노력해보지. 그러니까, 다시 내 여자 해.” 오랫동안 사랑했던 남자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 사랑을 놓고 싶었다. “난 당신 파트너였지 당신 여자가 아니었어요. 당신 또한 내 남자가 아니었고요.” “지금부터는 그래볼까하는데……. 어때?” “뭐라고요?” “날 가질 기회를 주겠다고.” 순간 지애는 당당한 저 태도에 덜컥 감사하다고 말할 뻔했다. 그 정도로 도경의 태도는 재수 없을 만큼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천연덕스럽게 자신을 가질 기회를 주겠다고 말하는 이 남자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내 품에서 그렇게 애달아하던 네가 날 떠난 이유. 내게 버림받을까 봐, 두려웠던 거 아니야. 지금처럼만 해. 난 지금의 네가 무척이나 좋거든. 도도하다 못해 당돌하기 짝이 없는 교만함까지 모두다. 아, 그리고 하나 더. 그날 밤, 날 웃게 한 네 귀여운 모습까지. 한동안은 그것만으로도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할 거야. 그러니까, 마음 놓고 날 가져. 날 탐낼 자격 너한텐 차고 넘치니까.” 지독히도 이기적인 그가, 무척이나 미우면서도 치명적인 섹시함으로 무장한 그를 보면 여전히 심장이 요란하게 녹아내린다. 늦어서 더 짙은 그 남자의 치명적인 유혹이 시작됩니다.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해외 지사로 떠난 남편이 3년 만에 귀국했다. 그리곤 이혼을 요구해왔다. “잘 생각해 봐. 허울뿐인 자리에 평생을 저당 잡혀 살 수는 없잖아. 나는 진심으로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좋아요. 진심 어린 당신 마음 받아들이게요. 대신, 우리 이혼 날짜는 내가 정할게요.” “편한 대로 해.” 허울뿐인 결혼생활이어도 하율에게는 진혁이 필요했다. 비록 그 상대가 절친한 언니의 남자라 하더라도. “나 때문에 사랑할 기회를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어. 진심이야.” 사랑할 기회라..... 달콤한 말이었다. “좋아요. 앞으로 3개월. 난 당신의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에요. 만약 그런데도 당신이 날 거부한다면 약속대로 이혼해요, 우리.” “지금 그 말은, 날 유혹하겠다는 뜻인가?” “못할 것도 없죠. 여전히 난, 이 결혼이 필요하고.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면요.” 진혁이 기가 찬듯 웃었지만, 당돌하다 못해 뻔뻔한 그 말에 저도 모르게 심장이 뛰었다. “그리고 그 유혹, 지금부터예요.” “뭐?” “키스할 거라고요.” 하율이 뒤꿈치를 들어 올려, 진혁의 입술에 제 입술을 깊게 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