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쓸데없는 동정심, 그것이 그녀를 원하게 만들었다. 성장 가도를 달리는 에어알파의 부사장, 강승현.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낼 줄 모르는 날카로운 그는 우연히 W그룹 외동딸 유시아의 벗은 몸에서 붉은 상처들을 보게 된다. 그 흔적이 일으킨 쓸데없는 동정심은 그녀와 결혼을 담보로 한 계약으로 이어지고 둘의 신혼 생활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후회하지 마, 유시아. 이건 네가 선택한 거니까.” * * * ‘유시아. 너, 정말…….’ 승현은 쓴웃음을 삼켰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자신에게 일생을 맡긴다는 식으로 바보처럼 결혼하고, 첫날밤이라며 버젓이 곁에 눕는 유시아에게 승현은 어쩐지 죄책감이 느껴졌다. ……이런 널, 내가 끝까지 지켜줄 수 있을까? 너를 향해 들끓는 욕정으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나 같은 한심한 놈이. ……2년이라는 시간을 너무 우습게 봤다.
너무나 탐이 나는 사냥감이 있기 마련이다.은새의 나풀거리는 원피스의 소매 끝이 팔랑거리며 태오의 눈앞에 잔꽃의 잔상을 남겼다.건물도 돈도 싫다면서별것도 아닌 부탁 따위에 눈빛을 반짝이는 여자.생각해 보니 이처럼 쉬운 사냥도 없을 듯했다.도망칠 기회를 주는 아량을 베풀었음에도스스로 덫 속으로 걸어 들어오는 먹잇감에게태오는 조금 더 친절을 베풀기로 했다.“자, 송은새 씨. 선택권을 주도록 할게요.”“네?”“남자 친구, 애인, 아니면 남편.”“……?!”“셋 중에, 골라요.”***“송은새 씨.”“네?”“알 거 다 안다면서요.”“……네?”마치 은새의 속마음이라도 읽어 내는 것처럼 정곡을 찌른 태오가 피식, 아무렇지도 않게 웃음 짓곤 은새의 손을 끌어 제 목덜미에 올렸다.“……?!”“해 봐요. 일단 키스부터.”#후회남 #능력남 #재벌남 #동거 #계약연애 #소유욕/독점욕 #다정녀 #사이다녀 #운명적사랑
사생아로 태어나 평생을 노예장에서 비참하게 살아온 리아덴. 그녀는 신녀이자 이복자매, 그라티아의 계략으로 인해 태양신 축제의 산 제물로 바쳐지게 되고 억울하게 제단에 묶여 온몸에 불이 붙은 순간 위대한 태양신, 오라티오가 나타나는데! “그라티아라고 했던가?” “……나, 아니라고.” “뭐?” “흐윽. 이 자식아! 나, 그라티아, 아니라고오!” 신이고 나발이고, 이미 리아덴의 눈에는 뵈는 게 없었다. * 상대의 마음을 읽는 전지전능의 능력을 가진 태양의 아들, 오라티오. 그는 자신을 위해 열린 축제에 바쳐진 제물을 받기 위해 억지로 인간 세상에 내려오고 천법을 어기곤 발칙한 제물, 인간 리아덴을 자신의 궁으로 데려오게 되는데. “다, 당신 누구야?” “못 알아보다니 실망이구나, 인간 여자.” 더 이상 갈 곳도 없는 침대 구석으로 필사적으로 기는 작은 여자를 향해 오라티오는 더없이 친절하게 웃어 보였다. “참, 영원히 살 수 있는 방법도 있단다.” “?!” “나와 첫날밤을 보내게 된다면.”
무려 삼수 끝에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에 입학하게 된 송사랑. 그러나 그녀는 송가(家)의 유일한 무남독녀로서 ‘칠성신’을 모셔야만 하는 입장. 그 사실에 치를 떠는 그녀에게 불현듯 치명적인 미모의 수상한 남자가 나타나는데. “내 사랑, 아기씨. 그간 몹시 그리웠소.” ** 천 년 전 이루지 못한 애달픈 사랑을 쟁취하고자 미물로 살아왔던 재물신 칠성. 그러나 천 년 만에 다시 재회한 그의 아기씨는 과거의 기억을 잃고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는데. “꺄아아악! 이 변태 새끼! 뱀파이어 산신령 코스프레야, 뭐야? 신고하기 전에 빨리 안 꺼져?” 사랑에 미친 듯 집착하는 남자와 그 집착을 강력히 거부하는 여자. 과연 이들은 천 년 전 이루지 못한 사랑을 쟁취할 수 있을까? (본문 중에서) 이글거리던 칠성의 붉은 눈동자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쨍하게 빛났다. 완전히 두려움에 질린 사랑을 잡아먹을 듯 바라보던 그가 천천히 그녀의 손을 그의 가슴 위에 올려놓기 시작했다. 곧 그의 차갑고 단단한 가슴팍에서 뛰는 심장이 그녀의 손등 위로 생생히 느껴지기 시작했다. 마치 막 잡아 올려 미친 듯 몸부림치는 거대한 물고기의 그것처럼 선득한 전율이 사랑의 온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사랑은 칠성에게 잡힌 손을 빼지 못한 채, 한참을 그대로 그의 심장을 느끼며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당신, 대체 누구야……?’ 자신의 인생의 치명적인 버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이 점점 두려움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아버지와 동생을 죽인 푸른 눈의 괴물, 테헤르의 군주 카이사르 라키오. 라소우 족장의 딸 아리샤는 온실 속 붉은 꽃을 피워 내라는 잔혹한 괴물의 협박과도 같은 명령에 감히 조건을 내걸었다. “꽃이 피기 전까지는, 저를 매일 품어주세요.” 일순간 잔혹하던 수컷의 눈빛이 한껏 흥미로워졌다. *** 드디어 꽃봉오리가 터질 듯 부풀던 밤. 카이사르의 온실은 완전히 불타버렸고, 채 피지 못한 꽃의 잔해는 지독하고 매캐한 향을 내뿜었다. 아리샤의 짓이었다. *** 정신이 혼미한 여자에게 남자는 고조없이 서늘하게 물었다. “대체 왜 그랬지?” “당신을 미치게 만드는 거, 그게 바로 내 목표였거든.” 순간 카이사르의 눈빛이 돌았고, 아리샤의 무구한 눈동자에는 알 수 없는 자조가 지나갔다. …부디 날, 미워해요. 차마 해 주지 못했던 말이 그녀의 울음 끝에서 뭉개졌다. 그리고 우리, 서로를 절대 용서하지 말아요.
어쩌다 물려받은 엉터리 마법구슬로 인해 무려 6번의 빙의를 거듭하게 된 말리아샤. 7번의 빙의 끝에 3년 전 과거로 돌아가 말단 후궁의 몸에 빙의하게 된 그녀는 결심한다. 이번만큼은 어떻게 해서든 이 거지 같은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로! 그러나 운명을 바꾸려고 할수록 말리아샤의 인생은 어째 점점 더 꼬이기 시작하는데! *** 누군가가 자신의 운명의 마석을 멋대로 사용하는 바람에 고양이가 되어 버린 제국의 황태자, 키이센 바흑크. 몇 번의 타임슬립 끝에 드디어 그 징글징글한 범인, 말리아샤를 찾게 된다. 마석이 그녀의 심장에 박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당장이라도 그 심장을 가르려 바득바득 이를 갈기 시작하는데! *** 말리아샤는 묘해진 눈빛으로, 그의 어깨 위에 양팔을 올리고는 협박하듯 속삭였다. “이대로는 못 가요.” “후우. 뭐라고?” 키이센의 정신이 차차 혼미해졌다. “말리아샤. 제발 부탁이야. 난 지금……!” “실은 제가 처음이라서요. 이 이상은 어떻게 하는지 사실 책으로만 배워서.” “……잠깐.” 키이센은 곧 커다란 두 손으로 말리아샤의 작은 얼굴을 한껏 감싸 쥐었다. “우우? 갑자기 왜 그래혀?” “방금 전 그거, 다시 하지.” “……우웅?” ……어째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간다.
아름다운 것에 미치는 남자 왕국 제일의 권력가이자 수집가인 미카엘 오필렌츠 공작. 그리고 그의 앞에 나타난 예뻐도 지나치게 예쁜 소년 올리버 에넬. 소년은 예쁜 만큼이나 유용했다. 가령, 미카엘에게 광적으로 집착하는 미친 왕녀에게 놀잇감으로 던져 줄 수 있다든지 하는 점에서. “왕녀의 앞에서 뭐든 내 흉내를 내도록 해. 이자벨라의 취향이라면 바로 나 자체니까.” 그러나 그건 올리버가 ‘진짜 사내 녀석’인 경우에나 해당되는 말이었다. 미카엘은 거칠해진 자신의 뺨을 쓸어 올렸다. 올리버의 깜찍한 거짓말에 왕실은 물론 자신까지 놀아난 것이다. * * * “갚아.” 채 숨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무력하게 깔린 여자를 향해 미카엘이 악에 받친 듯 말했다. “그리고 살아. 내 곁에서. 살면서 갚아.” 멍하게 떠진 파란 눈 안으로 미쳐 버린 천사의 금안이 박혔다. “난 욕심이 많은 사람이야. 살아. 낮에는 남자로 살고 밤에는 여자로 살아. 날 기만한 죗값은 치르고 죽여도 죽일 테니까.” 우아한 오필렌츠와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무섭도록 짐승 같은 눈빛이었다.